게임에서도 캐릭터가 있듯, 이번 무한도전 꼬리잡기에서는 멤버들의 캐릭터를 확실히 살려주었던 것 같다. 그럼 꼬리잡기를 통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캐릭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사기꾼 혹은 천재 노홍철
게임의 강자! 속임수의 대마왕 노홍철. 상대방의 심리를 미리 다 꿰 뚫어보는 노홍철의 예지력과 통찰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모든 멤버들을 혼란에 빠뜨린 노홍철은 처음부터 심리를 이용하여 상대방들을 당혹케 했다. 또한 일부러 정준하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고도의 심리전을 펼쳐 기다림의 미학으로 결국 정준하가 스스로 덫에 걸려들게 만들었다.
사기를 친다면 별을 수두룩하게 달았을 법한 사기꾼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천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게임에 대한 이해력과 응용력을 가장 잘 보여주었다. 상대방이 꼬리색을 보고 신뢰할 것인지 아닌지 유추할 것이라는 것을 간파한 노홍철은 털실을 사서 상대방을 혼란시키는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실제로 정형돈을 헷갈리게 만들고, 유재석까지 혼돈케 만들었다. 정준하가 전진에게 말하지만 않았어도 정형돈과 유재석은 무지개 이론에 오류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워 졌을 것이다.
게다가 유재석을 잡을 때에도 앞 뒤로 토끼몰이를 하여 완벽한 덫을 만들었다. (그 때 유재석이 토끼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 신기 ^^) 물론 정준하가 넘어지는 바람에 놓쳤지만 노홍철의 전략은 상대방의 마음을 이미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2. 바보 그리고 둔감 정준하
노홍철에 이어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정준하이다.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모습같을 정도로 정준하의 모습은 정말 딱 캐릭터에 맞아 떨어졌다. 결국 노홍철에게 최단시간에 잡힌 정준하는 노홍철의 심복으로서는 말을 잘 듣는 분신이었다. 다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작전에 실패를 하고 빌미를 제공했지만, 근래 들어 가장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홍철이 자신을 잡는 사람인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오히려 동맹을 맺으러 노홍철의 덫에 걸려든 정준하는 노브레인 캐릭터를 제일 잘 살리는 것 같다. 예전의 비호감에 비해 많이 나아져서 이제는 정을 느끼는 정준하가 되었는데 그에는 전진이라는 복병이 있었기 때문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3. 계륵 그리고 백치 전진
전진의 캐릭터(어디까지나 무한도전에서의 캐릭터이다)는 있으나 마나 한, 혹은 전혀 아무 것도 모르는 백치 이미지이다. 꼬리잡기에서는 정준하의 분신인 것처럼 똑같은 수에 정형돈에게 넘어가서 자신을 잡으려 하는 정형돈에게 점심을 먹자고 하여 스스로 덫에 걸려든 전진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재미있는 것은 박명수의 캐릭터도 약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비판에는 버럭 성질을 내는 유머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은 역시 역부족이 아닌가 싶다. 능동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전진은 누군가 자신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기를 원하지만, 무한이기주의 무한도전에서 그런 것을 바라기는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외모는 백치미를 느끼게 해 준다.
4. 하찮은 또는 노장 박명수
'노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말이 딱 떠오르는 박명수. 게임 파악도 전혀 못하고, 여유롭게 점심까지 먹으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지만, 최고의 아이템이었던 오토바이를 준비하고 철저한 변신에 정형돈을 1m 앞까지 두었던 박명수는 역시 노련했다. 또한 길에게 잡혀서도 유재석과 협상을 하는 치밀한 모습까지 보여줌으로 결국 길에게서 해방되어 정형돈을 잡으러 다시 유유히 떠났다.
하지만 저질 체력은 하찮은 명수형의 캐릭터를 더욱 잘 살려주었다. 1m앞에서 정형돈을 놓친 이유도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체력만 고갈시킨 달리기 때문이었고, 길에게 잡힌 것도 기진맥진하여 다리가 풀려 줄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이었다.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다.)
웃음과 노련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2인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그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자가 있으니 바로 정형돈이다.
5. 2인자로의 행진 정형돈
정형돈의 방송 분량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번 꼬리잡기에서는 유재석과 맞먹을 정도로 많은 분량에서 정형돈이 나왔다. 웃기지 못하는 정형돈이었지만, 이제는 전략과 체력을 겸비한 무한도전의 에이스가 되어가고 있다.
햇님 달님으로 유재석의 2인지를 예견하기도 했지만, 박명수의 버팀으로 아직까지는 2인자 후보로 있다. 그러나 최근 박명수의 체력 급감과 정형돈의 상승세로 보면 정형돈이 조만간 2인자 자리를 꿰 차지 않을까 싶다.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항돈. 과연 명수옹을 넘어설 수 있을까?
6. 의심 많은 소심이 유재석
패떴 촬영과 무한도전을 함께 하려니 정말 힘들 것 같은 유재석은 하필 비오는 날 꼬리잡기를 하여 더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무한도전을 견인해 나가고 있는 MC이니만큼 꼬리잡기에서도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의심많은 유재석은 돌다리도 두들겨가며 가는 스타일을 보여줌으로 신중함과 동시에 약간의 소심함을 보여주어 길을 잡는데 성공하였다. 이제 박명수가 정형돈을 잡으면 박명수와 대결을 펼쳐야 할 유재석이 어떻게 노홍철과 박명수, 두 악마의 그림자를 피해갈 지 기대가 된다.
7. 뻔뻔 그리고 이간길
이번 꼬리잡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사람은 바로 길이다. 노홍철과 맞먹을 정도로 이간질의 도사이지만, 최근 연애 때문인지 이미지 관리 때문인지 길만의 뻔뻔함이 사라졌다. 유재석에게 결국 잡히고만 길이 과연 다음편에서 뻔뻔함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꼬리잡기를 통해 서로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서로 속고 속이는 적자생존의 우리 사회를 보는 듯 하였다. 서로의 이득이 맞으면 동맹을 맺지만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어릴 적 놀이 꼬리잡기를 통해 세상 살이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하지만 무지개 빛 꼬리처럼 서로가 모여 합심할 때 아름다운 빛이 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무한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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