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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전의 배드민턴 특집은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1박 2일의 배드민턴 장면도 생각나긴 했지만, 이미 다른 분들이 써주신 포스트를 통해 충분히 공감하고 더 이상 보탤 것도 없는 것 같다. 무한도전의 저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같은 소재로 다른 느낌을 주는 무한도전이 계속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무한도전이라 말하긴 하지만, 그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무리한 도전으로 시작하여 무한도전으로 예능계에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빛을 낸 후 1박 2일 및 우리 결혼했어요, 패밀리가 떴다등의 비슷한 장르의 예능 프로들의 활약으로 인해 주춤하는 듯 하였으나, 다시금 기운을 되찾고 무한도전의 인기를 절정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다른 프로와는 차별화된 무한도전만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멤버들 역시 많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하하의 군입대 이후 제 7의 멤버에 대한 논란이 계속 있었지만 결국 재미와 인기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원위치로 돌아왔다. 그 힘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1. 창의성

무한도전의 창의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번 배드민턴 특집에서도 무한도전만의 창의성이 돋보였다. 다찌지리와 리남매라는 제목부터 남다르다. 다찌마라 리의 제목을 패러디하여 나온 다찌지리와 리남매는 그 컨셉을 설명하는데 매우 적합했다.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자처하는 무도 6인방을 다찌지리로 표현하고, 이효정, 이용대 선수를 리남매로 표현한 것은 평범한 생각에서는 나올 수 없는 고민의 흔적이고, 창의력의 표현인 것이다.

이번 주 추석특집 또한 예고편만보아도 기대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며느리가 뿔났다 역시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 제목을 패러디하였다.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며느리 역할은 잔진에서 돋보였다. 전진에서 잔진으로 돌아온 굴러들어온 놈의 캐릭터에 딱 맞는 애 업고 굴러들어온 며느리라는 캐릭터는 그 창의성을 대표하듯 딱이었다.

배드민턴 몸풀기를 할 때 무한도전만의 복불복 또한 인상깊었다. 특이한 복장과 외모를 벌칙으로 내세운 무한도전은 백발 명수와 주황잔진, DISCO진샹과 팬더밉샹등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게임을 하기전에 그 캐릭터를 CG로 입혀서 마치 오락게임의 한장면을 보듯 VS로 대결장면을 효과음과 함께 내보낸 것이 오락프로와 오락을 접목시킨 재미있고 창의적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유롭고 재미있는 생각들이 창의력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배드민턴 본경기에서 역시 특이한 배드민턴채로 재미를 더하였다. 마치 주성치의 소림축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액션 영화인 다찌마라 리를 액션 배드민턴으로 잘 담아낸 것도 같았다.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라켓으로 금메달 리스트인 이효정, 이용대 선수와 대결을 하는 모습은 기이하기까지 했다. 이효정, 이용대 선수가 작은 라켓까지 더하여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막상막하의 대결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던 것 같다. 허를 찌르는 자유롭고 신선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한도전의 핵심동력이 아닌가 싶다.


2. 가치관

무한도전안에는 메세지가 있다. 전혀 예상지도 못했던 곳에 멋진 메세지를 담고 있다. 오락프로가 오락프로 이상의 그 무언가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웃고 즐기면 끝나는 소모성 프로가 아니라 웃고 즐기고 난 후에 한번 쯤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많은 비판을 받았던 중국에서의 나무심기 프로젝트 또한 그 안에 석유를 둘러싼 분쟁 및 독과점에 대한 메세지가 담겨있었다. 에너지 프로젝트도 그러했고, 다른 특집 및 방송도 대부분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그것은 김태호PD만의 자존심이 아닌가 싶다. 가벼운 찌라시정도로 취급해버리는 예능프로에서도 메세지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한도전스러운(?) 것 같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라성같은 건물을 지어도 가벼운 바람에 날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깊고 튼튼한 기초위에 세운 집은 태풍이 와도 꿈쩍도 안한다. 나무의 뿌리와 같은 가치관이 무한도전을 롱런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3. 컨셉

무한도전이 잔진을 영입하면서 6인체제로 안정된 멤버 구성을 가지게 되었다. 잔진의 영입은 아주 적절했던 것 같다. 굴러들어온 놈이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들어옴으로 자연스레 무한도전의 캐릭터로 스며들었다. 무한도전의 각 멤버들이 다른 예능프로에 나가서 활약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무한도전만이 가지고 있는 컨셉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무한도전 안에 6명이 있어야만 힘을 발휘하는 이유가 컨셉에 있기 때문이다.

마치 서로 기대어 있는 튼튼한 구조물같이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금세 흔들리게 되는 것이 무한도전이다. 유재석없는 무한도전, 박명수 없는 무한도전, 노홍철없는 무한도전, 정준하없는 무한도전, 정형돈 없는 무한도전, 잔진 없는 무한도전은 지금처럼 재미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 하하가 빠지고 난 후 난공불락같았던 무한도전이 무너져내린 이유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잔진이 하하의 빈자리를 채워줌으로 무한도전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멤버들의 구설수가 그렇게 많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하다.


이 외에도 무한도전을 롱런하게 만드는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다른 프로들도 창의성과 가치관 그리고 컨셉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그 요소들을 가장 잘 조합하여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무한도전이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예능프로를 그냥 즐겨보면 되지 무얼 분석하면서 머리 아프게 보냐는 사람들도 있다. 예능프로의 본질이 웃기는데에 있기 때문에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그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웃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웃기고 많은 것을 담아내기만 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재미있게 웃으며 본 후에는 다른 프로와는 다른 무언가 묵직한 것이 느껴진다. 같은 웃음과 재미라도 다른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하하하' 웃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하!'하고 무릎을 한번 탁 치게 만드는 무한도전만의 깊은 재미가 무한도전을 롱런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그리고 깊이있는 무한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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