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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 선수의 금메달에 이어 왕기춘 선수의 금메달이 기대되던 유도경기가 아쉽지만 값진 은메달을 만들어내었다. 부상 때문인지 시작하자마자 한판을 내주었다. 하지만 그 전 경기까지 수많은 선수들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한판과 판정으로 이겨온 왕기춘 선수였다. 게다가 4년전부터 흘려온 땀방울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왕기춘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계속해서 듣던 멘트가 있었다. 바로 "한판의 승부사 이원희를 무너뜨리고 올라온 왕기춘"이라는 것이었다. 왕기춘 선수가 이원희 선수와의 승부에서 이기고 올림픽대표로 출전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왕기춘 선수의 수식어처럼 왕기춘 선수란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이원희를 누르고 올라온" 이란 멘트는 듣기 거북했다.

방송 3사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안다. 방송 내용은 같으니 해설의 내용에서 차별화를 주어야 본방을 결방시키며까지 베이징에가서 방송을 한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예전 금메달 리스트부터 전 감독, 유명 아나운서 및 리포터들을 총출동시켜 차별화를 꿰하고 있는 것 같다. 유도 경기에서도 그런 차별화 전략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유도에서 격투기로 전환한 인기 파이터 추성훈 선수까지 모시기도 했다. 또한 다른 방송에서는 이원희 선수를 해설위원으로 초빙했다.



차별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모습은 동일한 화면을 모든 방송에서 봐야하는 비효율성을 그나마 변명할 수 있는 모습인 것 같다. 하지만, 상대 방송을 겨냥한 듯한 발언은 별로 보기에 좋지 않았다. 사실을 이야기한 것인데 어떠냐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반복해서 왕기춘이란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이원희 선수를 거론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왜 저렇게 왕기춘 선수를 이야기할 때마다 이원희 선수를 거론하나 의아해했다. 그냥 왕기춘 선수가 그만큼 잘한다는 것으로 생각도 했지만 말이 나올 때마다 이야기하는 것이 거북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방송으로 돌렸을 때 이원희 선수가 해설자로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저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도 듣기 거북했던 건 변함이 없다.

이원희 선수 또한 4년동안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땀 흘려왔으며, 정정당당한 시합을 통하여 후배인 왕기춘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넘겨준 것이다. 그저 방송 3사의 경쟁 도구로 전락해버릴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기춘 선수가 결승에서 패하자 바로 펜싱으로 넘겨버리고, 펜싱도 결승에서 패하자 내일의 박태환을 기대한다는 식의 멘트는 왠지 수년간 노력해온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채널 고정 내지는 시청률 확보를 위한 도구나 전략 정도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맨쉽에서 나온다. 정정당당하고, 매너있는 경쟁. 그것이 올림픽이다. 그런 올림픽을 방영하고 있는 방송3사 또한 올림픽 정신으로 정정당당하고 매너있게 올림픽을 방영해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원희 선수, 왕기춘 선수, 남현희 선수, 내일 경기가 있을 박태환 선수등 올림픽을 준비한 태릉선수촌 선수 모두에게 힘찬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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