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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매의 원작에 대한 판권은 MBC에서 펼쳐질 이승기의 일지매에게 있다. 때문에, 원작을 중심으로 준비하던 SBS의 일지매는 예비로 적어두었던 최란작가의 스토리를 가져다가 퓨전사극이란 장르를 더함으로 지금의 일지매를 만들어내었다.

MBC의 일지매, SBS의 일지매 혹은 이승기의 일지매, 이준기의 일지매 이렇게 일지매라는 타이틀이 같다보니 앞에 수식어를 붙여 구분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염려되었던 것은 두개의 일지매가 같이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점도 있었다.

SBS의 일지매가 이준기의 열연으로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기에게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하였다. 하지만 두 일지매가 같이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같은 이름, 다른 내용의 일지매인 것이다.


이번 주에 방영된 일지매 13,14회에서는 촛불시위와 효순, 미선양 사건이 연상되는 풍자적 모습을 스토리속에 넣었다. 공갈아재에게 무술을 마스터하고 하산한 용이에게 새로운 미션이 떨어진다. 정치홍은 벤츠 말을 타고 음주승마를 하면서 폭주를 즐기다가 어린아이를 치어 죽이고, 뺑소니를 친다. 그리고 이에 격분한 사람들은 시위를 하게 되고, 이에 포졸들이 복면을 하고 구타를 하며 시위를 진압한다. 정말 속시원하게 현실을 풍자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갈등의 해결책으로 일지매를 내세운다. 일지매는 정치홍을 잡아다 매달아 놓고 백성들의 심판을 받게 한다.

시국을 반영한 것으로 분명 미리 짜여진 스토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퓨전사극이고, 일지매의 판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가능했던 스토리였다. 기존의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갔긴 했지만, 현실에 맞추려 하다보니 억지스런 부분도 많았다. 그래도 그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현실과 매치시켜가며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능같은 가벼운 토크쇼에서조차 다루기 힘든 사안을 퓨전사극 일지매에서 담아낸 것은 우리 사회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즐거움을 준 용기있고 의미있는 방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유연한 스토리는 두 일지매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준기의 일지매는 원작의 일지매와 맥락은 같이 하지만, 스토리나 퓨전사극이란 장르를 통해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 몇달 후 방영될 이승기의 일지매는 원작의 재미를 살린 일지매가 될 것이다. 판권을 가지고 있기에 이준기의 일지매처럼 자유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원작 고유의 일지매를 그려낸다면 이준기의 일지매와 차별화를 가져와 또 다른 깊히 있는 일지매를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준기의 일지매는 그냥 만화속의, 혹은 역사속의 일지매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의 영웅 일지매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스토리 또한 기대가 된다. 언제든지 시청자들을 대변해 줄 수 있으며, 같이 호흡하며 나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조와 같이 무능하고 잔인한 왕 아래 고통받는 백성들 그리고 백성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일지매는 우리에게도 그와 동일한 일지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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