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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 대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패떴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차후 시청률에서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는 쉽게 끝낼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점점 꼬여가는 매듭을 어쩔 줄 모르고 더 꽉 잡아당겨 엉킨 형국이 되었다. 승승장구하던 패떴에게 이번 일은 적잖이 당황스럽고 예기치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패떴은 처음 출발부터 순조롭게 항해하였다. 비약적이지만, 무한도전이 뜨기까지 2년이 걸렸다면, 1박 2일은 1년, 패떴은 1달이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전의 프로그램이 디딤돌이 되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패떴은 그 최대 수혜자인 것이다. 1달은 좀 오버여도 패떴이 단시간안에 최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한 것은 사실이다.

무한도전도 성장통을 겪었고, 1박 2일도 최근에 성장통을 겪었다. 패떴 또한 성장통이 일찍 온 것 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처법으로는 안티만 더욱 양산하는 꼴이다. 우결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도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것을 어렵게 풀어서 매듭이 풀 수 없을 정도로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 원인과 해결방법은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하라

1박 2일은 소통을 잘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이 위기였을 때 시청자들은 초심을 원하였었다. 그 점을 생각했는지 1박 2일이 위기에 닥쳤을 때 스스로 먼저 초심을 강조하며 초심 특집을 내보내기도 하였다. 여러 의견들을 수용하고 변해가며 오해를 바로잡고 지금은 다시 정상 궤도를 찾았다.

우결의 경우는 반대였다. 솔직히 우결에게는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도 했다. 우결의 포인트는 진짜같은 스타들의 결혼 생활인데, 진짜로 결혼을 시킬 수는 없지 않으니 말이다. 또한 스타들 또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구조라 쉽게 소통을 할 수 없기도 했다.

또 다른 예는 명랑히어로를 들 수 있겠다. 최근들어 조금씩 변하고 있긴 하지만, 소통을 중시하던 시사 토크쇼에서 갑자기 장례식장으로 변화시키고, 이경규의 무리한 투입으로 인해 닥봐(닥치고 봐라)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 또한 명랑히어로의 열렬한 팬이었기에 그 배신감도 크게 느꼈다. 장례식으로 바꾸었을 때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있었다면 그런 배신감도 덜 들었을텐데 말이다.

패밀리가 떴다 또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시청자의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고, 악플에 상처받고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귀를 기울이고 조금씩 참고만 해도 프로그램의 미묘한 변화에도 시청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귀를 열어두고, 조금씩 소통을 늘려간다면 패떴의 성장통도 잘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대본을 인정하라

대본이 공개되고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 내용까지 철저하게 분석하여 어떻게 대본이 사용되었는지도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패떴은 "대본대로 하지는 않는다. 대본은 가이드라인을 뿐이다."라며 변명을 하기 바쁜 모습이다. 이효리까지 나서서 대본은 있지만, 대본은 안본다고 SBS 8시뉴스에까지 나와 이야기하니 참으로 궁색한 모습이다. 술은 마셨는데 음주운전은 안했어요라는 명언이 생각나기도 했다. 대본은 있는데 대본은 안봤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물론 그 말의 의도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현재 불붙은 논란을 끌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언론을 통해 잠재울 것이라면 이효리가 아닌 유재석이 나와서 이야기해야 했다. 실제로 부르는 것보다 립싱크를 더 많이 하는 가수보다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많이 받고 있는 유재석이었다면 조금 누그러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방법은 대본을 인정하는 것이다. 대본은 이미 공개 되었고, 사람들도 다 그에 대해 아는 마당에 대본은 있지만 대본대로 안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차라리 처음 기획의도는 대본대로 하는 것이었고, 이런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 하지만 시청자를 기만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재미를 주기 위해 시트콤의 측면을 강화한 것 뿐이었다라고 말한다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더하여 앞으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대본을 안 만들고 가이드라인만 만들어 리얼의 재미를 더 살리겠다라고 한다면 기존 시청자들도 이해하고 원만히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데 재미있게 보던 시청자들이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본대로 했느냐, 안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문제는 시청자를 속였는가, 위했는가이다. 사람들은 대본이 공개되고 대본의 내용이 너무 자세하자 패떴이 시청자를 속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패떴의 입장은 시청자를 속이려 한 것이 아니고 재미를 주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그런데 대본의 문제에 빠져서 대본은 있는데 대본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SBS 8시 뉴스까지 동원하여 효리효과를 노리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더 속이려는 배신감만 줄 뿐이다.

패떴이 이 꼬인 매듭을 풀려면 우선 시청자들을 속이려 한 것이 아니고 위한 것이었다는, 그리고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리얼을 가미하라

패떴에는 인위적인 장치가 너무 많다. 원래 시트콤을 지향했던 프로그램이기에 그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것들이 리얼의 반대인 설정이 아니라, 가식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시트콤도 좋지만, 이럴 때 그런 장치들은 더 매듭만 꼬이게 할 뿐이다. 이럴 때 일수록 기획의도와는 다르더라도 리얼을 강조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예를 들자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에 가는데 가자마자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친한 척하며 집 잘보겠다고 내쫓듯 여행을 보내버린다. 실제로 어떠했든 보이기에 그렇게 보인다. 그리고 친한 척하는 것이 대본에 의한 가식으로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좀 더 길게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쫓아내는 느낌이 아니라 할머니,할아버지가 여행을 떠난다는 기쁨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지면 어떨까 싶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주변의 환경을 이용한 게임들이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대본이 공개된 이후로 보이는 것은 가식적은 게임 진행이다. 일부러 져 주는 것도 같고, 승부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을 하는 것이 리얼을 좀 더 강조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번 주에 했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미션을 성공시키는 게임은 미리 예측하거나 조작하기 힘든 것이기에 리얼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런 리얼을 곳곳에 가미시키면 대본 논란도 사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여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소통과 인정 그리고 리얼. 이 3가지만 해내어도 지금 점점 꼬이는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패밀리가 떴다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그것이 성장통으로 기억될 수도 있고, 패인으로 기억될 수도 있는 것이다. 터닝포인트의 시점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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