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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기항지에 도착했다. 이번 기항지는 말라카. 말라카는 말레이시아 남서부에 있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이다. 항구가 발달되어 있어서 동서무역의 중심지로 떠올랐으며 1511년 포르투칼이 이곳을 아시아 최초의 식민지로 만들어 향료 무역과 그리스도교 선교 기자로 삼았다. 1641년에 네덜란드가 빼았었고, 1824년엔 영국의 소유가 되었다. 

말라카에는 연안에 크루즈를 대놓고 보트를 타고 나가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줄을 서서 자신의 보트 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씨패스를 가지고 가면 항구 주소가 적힌 메모지와 몇번 배를 타야 하는지 번호가 적힌 표를 준다.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방송이 되면 자신의 순서에 따라 보트를 타러 가면 기항지로 나갈 수 있다.

 
바로 이 보트를 타고 나가게 된다. 크루즈 옆에 붙어 있던 텐더 보트이다. 마치 스타크레프트 속 베틀크루즈에서 나오는 비행기같은 느낌이다. 

 
이 텐더 보트를 타고 말라카까지 나아가게 된다. 보트를 타는 또 다른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기도 하다. 


보트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었다. 배 위로도 올라갈 수 있는 것 같았으나 아무도 시도해보진 않았다. 


말라카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기항지 투어를 신청하지 않고 자유 여행을 하였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려니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이동하기 힘들었다. 어느 정도 걸어다니다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가이드 못지 않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물론 택시 요금도 많이 받으셨다. ^^;;;


말라카에 도착했다면 미리 지도를 확보하여 이 건물을 찾아 걸어오면 된다. 생각보다 멀지 않다. 20분정도만 걸으면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 말라카는 크지 않아서 걸어서 모두 관광이 가능하다. 


포르투칼의 느낌이 살아있는 교회의 모습이다. 


운 좋게도 웨딩 촬영을 하고 있는 현장을 만나게 되었다. 어느 나라든 결혼식은 아름다운 것 같다. 


말라카 뮤지엄에서 산티아고 요새로 가는 길에 세인트폴 언덕에서 바라본 말라카 전경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고전 양식의 배는 10여년 전에 왔을 때 들렸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로얄캐리바인 레전드호 크루즈가 보였다. 이렇게 멀리서 보았는데도 왠만한 집보다 크게 보이니 크루즈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도착한 곳은 산티아고 요새의 세인트폴 교회이다. 현재는 폐허가 된 모습만 남아있지만, 포르투칼 군대가 세운 포르투칼 식민지역사의 잔재이다. 


안에는 라틴어와 포르투칼어로 쓰인 청동판들이 놓여 있었다. 교회 안 쪽에는 철망이 있고 그 안에 구덩이가 파져 있는데 프란시스 사비에르 신부님이 중국에서 죽은 후 인도로 이장되기 전에 잠시 묻혀 있던 곳이었다고 한다. 


교회 옆의 광장에서는 노래 소리가 들리고, 각 상인들이 나와 물건을 팔고 있었다. 


앵무새와 기념촬영을 하는 분도 계셔서 나도 한번 찍어보았다. 생각보다 발톱이 아팠지만 주인의 말에 따라 움직이는 앵무새가 신기하기만 했다. 


나만 신기했던 건 아니고 다솔군도 앵무새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뚫어지게 앵무새를 쳐다보고 있는 다솔군... 책에서나 보았을 것을 실제로 보니 신기한가보다. 


이제 유모차의 달인이 되었다. 적당한 힘 조절을 통해 유모차로 계단을 내려가는 것 쯤이야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덜컹거리는 유모차를 롤러코스터 마냥 즐기고 있는 다솔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말라카 시내로 와서 시원한 쇼핑몰에 들어가니 이곳만의 신기한 곳이 보였다. 바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상점인 것이다. 


이곳에서는 캐리커처 그리는 화가들이 각자 손님을 받고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다솔군의 첫 캐리커쳐를 그려보았다. 


말라카 사람들의 눈에는 다솔이가 어떻게 보일까? 


아저씨의 진지한 표정이 어떤 그림이 나올지 더욱 기대되게 만들었다. 


어느새 구경꾼도 한가득. 아기 캐리커쳐를 그리는 것도, 여행객이 와서 캐리커처를 하는 것도 신기했나보다. 


드디어 완성! 다솔이의 개구진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센스있게 말라카까지 써 주시니 다솔이에게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멋진 화가 아저씨와 한컷! 이곳 특징을 보니 화가분마다 개성이 다 달라서 다른 사람을 어떻게 그리는 지 한번 보고 자기 스타일에 맞는 분께 맡겨야 할 것 같다. 


항구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10여년 전에 들렀던 그 배에 10년만에 다시 오게 되었다. 


2000년 2월에 갔었던 이 배는 포르투칼이 말라카의 보물을 가지고 가다가 침물된 배를 복원시켜 놓은 것이다. 빨간 머리띠를 하고 있던 파릇 파릇했던 모습...


지금은 아들과 아내와 함께 이곳에 다시 오게 되었다. 


배 아래에는 박물관처럼 당시 말라카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었다. 


청소를 좋아하는 다솔군. 어느새 밀대를 들고 갑판을 닦고 있었다....


추억도 다시 뒤로 한채 말라카를 떠나 크루즈로 다시 돌아왔다. 10년 후 다솔이가 크면 다시 말라카의 배에 와서 다시 한번 추억을 더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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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의 백미는 바로 기항지 투어이다. 크루즈를 타고 가서 어느 한 도시를 구경하는 것은 럭셔리함의 극치가 아닐까 싶다. 따로 방을 잡을 필요도, 교통 수단을 이용할 필요도 없이 크루즈를 타고 가서 짐도 크루즈에 모두 두고, 간단한 짐만 챙겨서 편한 관광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기항지 투어를 하기 위해 우리는 전 날 데스크에 가서 기항지 투어를 신청했다. 기항지를 관광하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크루즈에서 내려서 내가 원하는데로 여행을 하는 방법과 크루즈 안에 있는 투어 상품을 사서 가이드가 있는 버스를 타고 관광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두가지 모두 체험을 해 보기로 했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데, 원하는데로 여행을 할 때는 사전에 기항지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어느 정도 배경 지식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산도 잘 책정해야 하고, 무엇보다 크루즈로 다시 돌아오는 데까지 시간을 잘 계획해야 한다. 크루즈 내의 투어 상품으로 기항지 투어를 하는 것은 편하긴 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관광지를 구경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 여행의 차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첫번째 기항지는 페낭이었다. 말라카는 예전에 한번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정보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페낭은 정보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가장 마음에 드는 코스를 선택해서 전 날 구매를 했다. 기항지 투어를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따로 가슴에 붙일 수 있는 동그란 스티커를 주는데 이 스티커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번호에 맞는 버스를 찾아 타면 기항지 투어가 시작된다.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몰려든다. 왜 그런가 싶어 보았더니 관광을 시켜주겠다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흥정만 잘 하면 기항지 투어 못지 않게 즐거운 맞춤형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페낭의 지도이다. 거북이처럼 생겼다. 우리나라 울릉도만한 페낭은 그리 큰 섬은 아니었다. 말레이시아의 특징답게 흰두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적절하게 섞여 있었다. 말레이시아에는 인도인, 중국인, 말레이시아인이 각자 다른 종교를 가지고 융화되어 살아가는 독특한 나라이다. 페낭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페낭은 어떤 모습일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처음 들른 곳은 이름도 어려운 WAT CHAIYAMANGALARAM 사원이었다. 로롱 부마에 있는 태국 사찰인데 보통 들르는 코스인지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안에는 다양한 모양의 불상들이 있었다. 태국식 사찰들은 보면 색체 때문인지 엄숙한 분위기보단 발랄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이 사원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불상 때문이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규모가 큰 와불상이 있기 때문이다. 33M정도의 크기의 이 불상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와불상 뒷편에는 납골당이 있었다. 사진과 함께 그 사람의 유골이 들어 있었는데 앞편의 발랄한 느낌과는 다르게 엄숙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벽은 온통 불상들로 가득차 있었다. 


다음은 길 바로 건너편에 있는 Burmese Buddhist Temple에 가보았다. 버마식 사원으로 양식이 독특했다. 


앞의 사람을 보면 불상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서 있는 불상은 거의 못본 것 같다.


밖에 나와 거리를 거닐어 보았다. 집집마다 불상이 놓여져 있고 다양한 조각물이 놓여져 있었는데 경찰서에도 독특한 모양의 조각물이 놓여져 있었다. 경찰서의 차가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여서 더욱 정감 있었다. 

다음 이동 장소는 용산당(龍山當)이라 불리우는곳이었다. KHOO KONGSI라 불리는 이곳은 구씨들이 모여 사는 씨족 사원이라 할 수 있다. 


1893년부터 짓기 시작한 이 시원은 1908년까지 15녀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건물이 완성되었을 때는 황제의 궁전과 비견될 정도였지만, 지붕이 불이 나서 소실되었다. 황제의 궁과 같아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여 보수할 때는 협소하게 재건하였다고 한다. 구씨들의 네트워크였는데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약력을 보면 다들 대단한 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들에 의사, 변호사등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조상들에게 제사를 드리고 모여서 회의를 하고 그런 곳으로 사용되었다. 기둥과 벽면등에 있는 조각들은 모두 굉장히 화려하였고 대부분 금으로 되어 있었다. 


보통 여행객들은 인력거를 타고 이곳에 들르는 것 같았다. 인력거 아저씨들이 많아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다음 번에는 이런 인력거를 타고 관광을 해도 운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낭의 아저씨들은 인상이 참 좋았다. 마음의 여유가 얼굴에서 느껴진다. 


다음은 Peranankan Mansion이라고 하는 가족이 살던 집에 갔다. 중국 청나라 왕실에 물품을 공급하던 상인이었다고 하는데 부유층이었나보다. 14명의 가족이 이 큰 집을 사용했다고 하니 이 가문의 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는 유적지가 되어 있긴 하지만 안에는 당시 살아 있을 때 사용하던 생활용품들이 이 가족의 삶을 말해주는 듯 했다. 

 
서로 다른 차를 탔었던 규호를 다음 코스에서 만나게 되었다. 시원한 맥주를 한병 사서 따라주고 있다. 마음씨 좋은 규호~  맥주 한잔 얻어마시고 잠시 돌아다니고 오니 규호는 어느새 옆의 가족들과 친해져있었다!!! 놀라운 규호의 사교력! 그의 매력엔 당해본(?) 사람만 안다. 


 이곳은 페낭의 전통 수상가옥이다. 아이들이 맨발로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 옛날 골목에서 놀던 때가 기억이 났다. 

 
알록달록한 간판들과 그물이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수상 가옥의 아래는 바다다. 물 위에 떠서 다니는 기분이 이런 느낌일까?

 
다시 크루즈로 돌아왔다. 페낭에서의 짧은 하루였지만, 페낭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가이드 아저씨의 구수한 말투와 함께 페낭만의 여유로움과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페낭을 보니 자유여행자들이 꽤 많이 보였다. 다음 번에 올 때는 자유여행으로 한번 꼭 와보고 싶은 곳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기항지를 향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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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언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여행가면 물이 바뀌어서 애가 아프기 십상이라는데 괜찮을까? 집에서도 통제가 안되는 애를 데리고 해외까지 가면 여행은 제대로 즐길 수 있긴 할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오만 생각이 다 들었지만, 역시 여행을 가고 나니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 많다보니 아이는 활동성이 많아지고, 활동성이 많아지다보니 밥도 잘 먹게 되고, 잠도 잘 자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항지에 도착하기 전에 크루즈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을 했던 우리는 막상 가보고 나니 3일로는 크루즈를 즐기기엔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루즈 안에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들과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시설은 우리 가족을 크루즈에 매료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주변 가족들에게 크루즈 여행을 적극 추천하고 다닌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크루즈에 푹 빠지게 되었을까? 


[싱가포르 크루즈]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1. 아빠편
 과 [싱가포르 크루즈]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2. 아들편 이이서 엄마편이다. 아내는 크루즈 여행을 어떻게 즐겼을까? 아내의 시선으로 바라본 크루즈 24시. 직접 아내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겠다. 

엄마의 크루즈 24시




엄마들 사이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 중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다름아닌 '남'이 해 주는 밥이라는 말이 있다. 매일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차리고 내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과 아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물론 '행복'하지만, 그것이 하루, 이틀, 사흘...... 끝도 없이 이어질 때, 엄마들은 멀미를 느낀다. 이번에 우리 가족이 떠난 크루즈 여행에서는 매 끼니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면 되니 와~ 정말 편하다.


식사 시간 마다 갓 구운 빵, 신선한 과일과 채소, 기호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는 밥,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고기류, 디저트까지 거하게 잘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고, 우리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혹시나 식사 시간을 놓친다고 해도 크루즈 곳곳에 음식들이 즐비해 있으니 아이 음식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진수성찬에 정신을 빼앗겨 크루즈에 올랐던 첫 날에는 욕심껏 몇 접시씩 먹었지만 곧 이성을 찾고, 절제하며 두 접시씩만 먹어 주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오렌지와 사과는 방으로 가져갔다가 밤이나 아침에 간식으로 먹여도 된다.


크루즈에는 여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들이 매우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부띠끄 할인 행사이다. 이 날은 부드러운 파시미나, 시계류, 액세서리류, 지갑류 등 무척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단돈 10달러에 판매 되는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역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나도 넋을 빼고 구경을 하였다. 사고 싶은 제품들이 너무 많으니 오히려 무엇을 골라야 될 지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다.

 


뜨거운 날씨엔 햇볕 가리개로, 추운 날씨엔 방한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드럽고 고습스러운 분홍 파시미나도 역시나 단돈 10달러. 이월상품인 것 같지만 잘만 고르면 대박이다. 같은 제품들이 하나 두개 씩 밖에는 없기 때문에 손님들 사이에 은근한 신경전도 있다.

 


코디를 잘 하는 사람들은 작은 패션 소품 하나로도 여러가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던데, 나는 보는 눈을 조금 더 길러야 될 것 같다. 꼭 사지는 않더라도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크루즈 10달러 상품전.


오늘은 LADIES DAY라서 169달러짜리 전신 마사지를 99달러에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99달러도 물론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두피, 등, 발, 얼굴까지 관리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고 크루즈 마사지는 5성급 호텔 마사지와 동급이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 내가 마사지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남편은 손수 할인 프로그램까지 가지고 와서 나에게 설명도 해 주고,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내 대신 마사지 예약도 해 주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중임을 얘기했더니, 내가 선택한 것이 임신부에게도 안전한 프로그램이라며 걱정 말라고 괜찮다고 했다.....고 남편이 통역해 주었다.


예약한 시간에 맞추어 마사지실에 갔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한국인 직원이 나를 맞아 주었다. 내가 한국인이어서 특별히 배정된 것은 아니었고 시간이 잘 맞았던 것 같은데, 덕분에 내가 원하는 것을 속 시원히 다 말하면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배 안에서는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에 하루에 3L 이상의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유수분이 적절히 함유돼 있는 화장품 등으로 피부관리를 잘 해 주어야 된다. 스스로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좀 비싸더라도 자신을 위한 선물로 호사를 좀 누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충분히 그럴 만 하니까 말이다.


넓직하고 독립적인 공간에서 정말 편안하게 75분 동안 마사지를 받았는데, 그동안 쌓였던 여행의 피로가 다 풀린 것 같았다.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였던 피부관리용 제품들은 영국 것인데, 배 안에만 특별히 납품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크루즈는 5성급 호텔 마사지실과 동급이고, 크루즈의 특성에 맞추어 제품라인을 구성했기 때문이라는데 보습력이 정말 탁월했다.


크루즈 안에는 손톱 관리나,


치아 미백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또 마사지실 한쪽에서는 하루에 몇 차례씩 건강 세미나가 열리는데, 이 시간의 주제는 전세계 여성(그리고 몇몇 남성)의 영원한 숙제인 다이어트에 관한 것이었다. 모두들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운동법과 식이요법에 대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는 윈재머 카페에서, 저녁 식사는 로미오와 줄리엣 레스토랑에서 했는데, 점심 식사 시간에는 배추 김치가 나와서 나를 환호하게 만들었다. 배추 김치를 샐러드 먹듯 마구 퍼 먹으며 느끼함을 없앴는데, 김치 맛이 왠만한 한국 식당 보다 더 맛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혹시나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까봐 컵라면을 준비해 갔는데 안 가져 가도 될 뻔했다. 


 크루즈 여행의 장점은 크루즈 안에 있는 부대 시설을 맘껏 누리다가 조금 답답할 무렵이면 배에서 내려 자유롭게 기항지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크루즈가 말레이시아 페낭과 말라카에 정박했는데, 페낭에서는 크루즈 내에 마련 돼 있는 기항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말라카에서는 우리끼리 여행을 즐겼다. 이 번 여행에서 크루즈 여행과 패키지 여행, 그리고 자유 여행을 모두 즐긴 셈이니 이 보다 더 다양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카지노 구경도 해 보고,



매일 밤 화려하게 펼쳐지는 쇼도 보니, 저절로 다음에도 또! 반드시 크루즈!! 라는 말을 하게 될 정도였다.

 

로미오와 줄리엣 레스토랑에서 우리 가족을 담당했던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영어를 잘 했더라면 훨씬 더 깊이 있는 소통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이 놈의 영어를 꼭 공부해서 다음에 여행을 올 때는 영어 때문에 답답한 일들을 조금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

 
1. 가족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 코스 베스트 5 (1편)
2. 가족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 코스 베스트 5 (2편)
3. [싱가포르 크루즈] 로얄캐리비안 온라인 체크인로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자.
4. 꿈같은 항해, 싱가포르 크루즈와 친해지기
5. [싱가포르 크루즈]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1. 아빠편

6.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2. 아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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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언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여행가면 물이 바뀌어서 애가 아프기 십상이라는데 괜찮을까? 집에서도 통제가 안되는 애를 데리고 해외까지 가면 여행은 제대로 즐길 수 있긴 할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오만 생각이 다 들었지만, 역시 여행을 가고 나니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 많다보니 아이는 활동성이 많아지고, 활동성이 많아지다보니 밥도 잘 먹게 되고, 잠도 잘 자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항지에 도착하기 전에 크루즈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을 했던 우리는 막상 가보고 나니 3일로는 크루즈를 즐기기엔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루즈 안에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들과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시설은 우리 가족을 크루즈에 매료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주변 가족들에게 크루즈 여행을 적극 추천하고 다닌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크루즈에 푹 빠지게 되었을까? 


[싱가포르 크루즈]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1. 아빠편
에 이이서 아들편이다. 이제 20개월이 막 지난 다솔군의 크루즈 여행은 어땠을까? 아직 다솔군이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관계로 엄마가 쓴 다솔군의 크루즈 24시와 아빠가 쓴 다솔군의 크루즈 24시를 써보도록 하겠다. 엄마가 쓴 다솔군의 크루즈 24시는 "꼬마 다솔이가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방법"에서 볼 수 있기에 여기에는 아빠가 쓴 다솔군의 크루즈 24시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다솔군의 크루즈 24시




크루즈 여행을 왔다. 이렇게 큰 배는 처음 보았다. 역시 아빠가 최고다! ;; 안전교육을 받기 위해 올라왔다. 영어로 뭐라고 하는데 대충 알아들을 것 같다. 


인도 아줌마가 악수를 청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인도 아줌마를 처음 보았다. 세상엔 참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난 깍두기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해서 주사위 모양으로 생긴 것은 다 좋아한다. 깍두기인줄 알고 먹었는데 과일이었다. 속은 것 같아 뱉으려 했지만 맛있어서 삼켰다. 


아빠게 울트라맨이라며 숟가락으로 장난을 치신다. 나도 해보란다. 


안하면 귀찮게 할 것 같아서 그냥 해 주었다. 에잇! 


밥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배는 완전 내 favorite이다. 바닥은 넘어져도 안 아프게 카펫으로 깔려 있고, 이런 골목들이 각 층마다 있어서 숨박꼭질 놀이하기 정말 좋다. 신기하게 생긴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도 많다. 


저녁에 쇼를 보러 갔다. 이 아저씨 완전 내 스타일이다. 저글링을 하는 분인데 신기한 묘기를 보여주셨다. 나도 집에 가서 꼭 한번 해 봐야지!


제일 앞에 앉아서 스피커 소리가 좀 컸다. 엄마는 내 귀가 다칠까봐 귀를 막아주신다. 괜찮은데... 


이 아저씨 정말 대단하다. 공을 저글링하면서 음악을 연주한다. 나도 크면 저렇게 저글링을 할 수 있겠지? 


아침에 눈을 떴다. 허걱! 머리털 나고 이런 풍경은 처음이다.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한참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윈재머 레스토랑에 갔다. 이 배에는 항상 내 전용 의자가 있다. 대접받는 기분이어서 좋았다. 난 어딜가나 스페셜하다니까...


아침은 진수성찬이다. 아빠가 공짜니 마음 껏 먹으라며 내 앞에 잔뜩 음식을 쌓아주신다. 그러고선 아빠가 다 먹었다. 아빠, 이마가 더 넓어지신 것 같아요...


이 배에는 나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피셔 프라이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인 피셔프라이스에서 로얄케리비안 크루즈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피셔프라이스에서 만든 장난감과 지도 선생님과 함께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꼭 함께 계셔야 해서 난 아빠와 함께 있었다.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차피 이 친구들도 말을 잘 못해서 바디 랭귀지로 금새 친해졌다. 


자주 가다보니 친구가 생겼다. 싱가포르에서 온 노란티를 입은 이 친구랑 베프를 하기로 했다. 


이곳에 지도 선생님이 계신데 정말 예쁘시다. 알고봤더니 한국분이셨다. 장난감 가지고 노는 방법을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재미있게 놀다왔다. 


크루즈 안에는 내 친구들이 많다. 규호 형도 내 배프 중 한명이다. 여행 내내 나랑 놀아준 규호형! 땡쓰~


사람들은 다들 나를 안아보려 한다. 약간 자존심이 상하지만, 안아주면 기분이 좋다. 


야호! 수영장에 왔다. 항상 지나갈 때마다 들어가고 싶었는데 제대로 갖춰 입고 수영을 즐겼다. 이곳에서는 기저귀를 차면 안된다고 한다. 방수 기저귀를 차고 들어갔는데도 안된단다. 기저귀를 풀고 시원하게 수영을 했다. 


내 전용 풀장이다. 일어서면 허리까지 오는 이 풀장은 내게 최적화된 풀장이었다. 오랜만에 수영을 해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수영장에서도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이곳에는 아주 좋은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데 풀장에서 장난감을 나눠 쓰는 미풍양속이 있다. 가끔 주인 아이가 뺏아가기도 하지만 물에 둥둥 떠다니는 장난감은 집는 사람이 임자다. 


방에 들어와서 씻은 후 아이패드2로 뽀로로를 보았다. 역시 뽀통령님은 위대하시다. 


또 다시 밥 먹으러 왔다. 내 전용 식탁까지 주셨다. 이거 왠지 좀 갇힌 것 같은데? 


이곳 아저씨들은 정말 친절하다. 나만 보면 걸음을 멈추고 재미있는 표정을 지어주신다. 


오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수영까지 해서 그런지 좀 피곤했다. 오후를 위해 잠시 낮잠을 자야지!


자고 일어났더니 아빠가 골프장에 데려갔다. 박세리같은 훌륭한 골프 선수가 되라고 하며 열심히 가르쳐주신다. 


아빠는 소질이 있다고 하시는데 난 당췌 이해가 안된다. 왜 공을 막대기로 쳐서 저 구멍에 넣어야 할까? 그냥 손으로 넣으면 되는데... 어른들은 참 복잡하게 사는 것 같다. 


저글링 클래스에 들어갔다. 어제 쇼에서 보여주었던 아저씨가 진행하는 클래스였다. 테니스 공으로 저글링을 배우는데 이 아줌마 정말 잘 하신다. 


난 이 아줌마 따라가려면 10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늘은 우리 가족 모두 멋지게 차려 입었다. 난 한복을 입고 갔는데 인기 만점이었다. 이 놈의 인기는...

 
한 아저씨가 와서 오리를 주셨다.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 아! 맞다. 아빠 블로그에서 본 그 분이다. 


이 아저씨가 우리만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셨다. 노사연 누님의 '만남'을 불러주셨는데 나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시는 것 같았다. 정말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와! 방에 들어오니 원숭이가 한마리 있었다. 

 
사랑해~ 쪽!

 
내 크루즈 여행의 마무리는 언제나 아이패드2와 함께이다. 아빠가 나를 위해 사 준 장난감인 아이패드2. 왜 자꾸 줘놓고 뺏아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엄마, 아빠와 함께 한 내 생애 최초의 크루즈 여행.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해두었으니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중에 부모님께 꼭!!!! 효도해야지! 다짐한다.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

 
1. 가족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 코스 베스트 5 (1편)
2. 가족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 코스 베스트 5 (2편)
3. [싱가포르 크루즈] 로얄캐리비안 온라인 체크인로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자.
4. 꿈같은 항해, 싱가포르 크루즈와 친해지기
5. [싱가포르 크루즈]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1. 아빠편

6.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2. 아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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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언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여행가면 물이 바뀌어서 애가 아프기 십상이라는데 괜찮을까? 집에서도 통제가 안되는 애를 데리고 해외까지 가면 여행은 제대로 즐길 수 있긴 할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오만 생각이 다 들었지만, 역시 여행을 가고 나니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 많다보니 아이는 활동성이 많아지고, 활동성이 많아지다보니 밥도 잘 먹게 되고, 잠도 잘 자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항지에 도착하기 전에 크루즈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을 했던 우리는 막상 가보고 나니 3일로는 크루즈를 즐기기엔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루즈 안에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들과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시설은 우리 가족을 크루즈에 매료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주변 가족들에게 크루즈 여행을 적극 추천하고 다닌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크루즈에 푹 빠지게 되었을까? 

아빠의 크루즈 24시



난생 처음 정찬 파티라는 것을 해 보았다. 정장과 보타이까지 메고 로미오와 줄리엣 레스토랑으로 향하였다. 발걸음이 무겁다. 속으로 "아, 창피해, 아~~창피해"를 연발하며 누가 볼까봐 조심스레 걸었다. 그러나 시상식에서나 볼 수 있을만한 어깨가 다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은 할머니가 내 앞을 지나가고, 인도 전통 의상을 입은 가족이 지나가자 내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로미오와 줄리엣 레스토랑으로 들어서자 그냥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었다간 더 창피할 뻔 했다는 것을 느꼈다. 무겁게 챙겨간 보람이 있는 순간이었다. 


가장으로서 멋지게 보여야 할텐데 생각하며 주문을 해 본다. 혹시 영어 발음을 틀리면 어떻하지라는 걱정도 했지만, 아직 다솔이가 영어는 커녕 한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기에 약간 안심을 한다. 아내가 들을까봐 최대한 작게 이야기했는데 눈치 없는 웨이터가 재차 물어본다. 슬며시 매뉴판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This one!... um...This one!" ;;;


돌 때 입혔던 다솔이의 한복이 이곳에서 인기 만점이었다. 역시 우리 것이 최고라는 생각과 함께 한복을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솔이 덕분에 테이블에 있는 외국인들과 금새 친해지게 되었다. 외국인과 멋지게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다솔이가 포크로 테이블을 찍는다. OTL 


식사를 마치고 엔터테인먼트 시어터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에 놀라운 쇼를 한다. 직원들이 만든 무대이니 아마추어 수준이겠지 생각하고 갔는데, 마치 나는 가수다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베테랑 프로들의 무대였다. 역시 제일 앞에 앉길 잘했다며 생각하고 열심히 쇼를 보았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어느 것 하나 빠질게 없었다. 무대 세팅도 완벽했다. 최고의 쇼를 제일 앞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니 돈 번 느낌이다. 


쇼가 끝났다. 매일 밤 이런 쇼를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설레인다. 물론 쇼는 매번 같은 것을 하지는 않는다. 마술쇼도 하고 저글링쇼도 한다. 다양한 쇼들을 가족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피트니스 센터로 향했다. 다행히 늦지 않았다. 스트레칭과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크루즈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하고 있어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런닝머신 위를 뛰는 느낌은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바다 위를 뛰어가는 느낌? 


운동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신선한 과일이 준비되어 있었다. 간단하게 바나나 한개를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다. 


누군가 아침 일찍 나와 명상을 하고 있었다. 시원한 바다 바람과 함께 일출을 맛보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며 테이블에 앉아 나도 명상에 잠겨본다. 상쾌한 아침의 시작이다. 


운동도 열심히 했겠다, 본격적으로 먹어보자! 부페식의 윈재머 카페에서 아침을 먹는다. 크루즈에서는 모든 음식이 무료이므로(술 제외)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다솔이도 이런 분위기를 아는 것인지 열심히 먹는다. 


밥을 먹었으니 운동을 하기 위해 옥상에 있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물은 해수로 되어 있어서 마시면 짜다. 바닷물은 처음인 다솔이는 목 뒤에 있던 땀띠가 수영 후 모두 사라졌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여유롭게 수영을 즐긴다. 수영의 매력에 푹 빠진 다솔군 덕분에 아빠의 등은 다 타버렸다. ㅠㅜ


수영장 옆에서는 항상 라이브 노래가 흘러나온다. 한국인인 것을 알았는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불러주신다. 노바디 노바디 벗츄~!


옷을 갈아입고, 다시 옥상으로 올라왔다. 다솔이와 미니골프를 치기 위해서다. 박세리 같은 훌륭한 골프 선수로 키우기 위해 조기 교육 중이다. 다행이다! 다솔이가 소질을 보인다. 이 참에 프로골퍼로 키워볼까? 아빠의 욕심은 끝이 없다. 


미니골프 바로 옆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암벽 등반이 시작된 것이다. 미리 시간을 잘 알아보고 미리 가서 있어야 시간을 벌 수 있다. 줄이 길어서 여기서 시간을 다 허비할 수도 있다. 갈 땐 씨패스를 꼭 가져가야 하고, 양말을 신어야 한다. 서류를 작성하고 씨패스에 확인 구멍같은 것을 뚫으면 준비 완료. 신발 사이즈를 말하면 신발을 빌려준다. 


떨리는 순간이다. 안전 띠를 매고, 헬맷을 쓰면 준비 완료. 


올라가기 시작했다. 제일 왼쪽이 가장 난코스이고, 오른쪽은 좀 쉬운 코스다. 암벽 등반을 처음 해보기에 당연히 오른쪽을 선택하려 했지만,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 


 오른쪽 코스는 어린 여자 아이도, 할아버지도 성공했다.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암벽 등반은 인기 프로그램이어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위에서 서류를 작성하던 프로레슬링 선수 같이 보이는 외국 아저씨가 왼쪽 코스를 선택했다. 단숨에 올라가더니 종을 울린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있은 후 남자는 모두 왼쪽을 선택해야 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잡히기 시작했다. 

모든 남자가 왼쪽을 올라가 힘겹게 성공을 하였다. 그러나 용자인 한 인도 아저씨가 오른쪽을 선택하여 올라갔다. 올라가다가 힘들어서 포기했다. 내려오면서 계속 자기는 처음이라고 변명을 하며 내려오는데 남 일 같지 않았다.

같이 간 규호와 고민에 빠졌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그것이 문제였다. 왼쪽은 어렵고, 오른쪽은 쉽기 때문에 오른쪽을 선택하는 것이 맞지만, 오른쪽을 올라가서 성공하면 본전이고, 실패하면 앞으로 크루즈에서 얼굴 못들고 다닐 것 같았다. 그래서 결론은 왼쪽!

 
실패해도 어려운 코스를 실패하는 것이 덜 창피할 것 같다는 결론에 달했기 때문이다.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력을 다해 올라갔다. 보통 이런 건 나 자신과의 싸움 뭐 그런게 멋있는데, 주목되는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남의 시선을 위해 오르기 시작했다. 가족이 보고 있다! 


휴~ 다행히 성공! 역시 남자는 왼쪽이다. 성공한 자의 저 여유로운 미소와 제스처. 자신감이 넘치는 순간이다. 


몸을 썼으니 이제 머리를 써 볼 시간이다. 마침 빙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가족끼리 와서 빙고를 즐기고 있었다. 이건 유료 게임이라 잘하면 돈도 벌 수 있다. 


카지노에도 갔다. 주사위 게임인데 다들 장난 아니다. 실제로 돈이 왔다 갔다 하는만큼 다들 예민해져 있고, 심리전 장난 아니다. 


나에겐 이런게 딱이다. 동전을 넣어서 동전을 밀어내는 단순한 게임. 아슬 아슬하게 돈이 떨어질 것 같은데 접착제를 발라 놓았는지 웬만해선 안내려온다. 기계를 들고 흔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콩주머니를 던져서 구멍에 넣는 단순한 게임이었다. 


결과는? 하나도 안들어갔다. 그래도 암벽등반에 성공했음에 위안을 얻는다. 


역시 다솔이와 노는게 제일 재미있다. 아이스크림의 맛에 빠져버린 다솔이는 크루즈에 와서 완전 소원 성취했다. 평소에는 절대로 주지 않던 단 것과 찬 것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코렛, 아이스크림, 사탕, 얼음, 콜라. 다솔이에겐 크루즈가 천국이었을 것이다. 


나에겐 이 맥주 한잔이 천국이었지만... ^^; 크루즈 안에서의 맥주는 더욱 맛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크루즈 안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은 마음의 갈증까지 모두 해소시켜주는 듯 하다. 

크루즈 여행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따봉'이다. 이 승무원분은 인천에서 있었던 레전드호 쉽투어에서 우연히 만난 분이다. 내려가는 길에 포즈 한번만 취해달라고 하니 이런 멋진 포즈를 보여주셨다. 내 블로그의 메인 모델로 사용했던(로얄캐리비안 레전드호, 선내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BEST5) 이 분과 다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정찬 때 이 분의 여자친구가 우리 테이블을 맡았었는데 마침 지나가다 다솔이를 보고 손수건으로 이것 저것 만들어주었다.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 생각이 들어서 혹시 인천에 왔었냐고 물어보고 나서야 확신을 했다. 우리 한번 만난 사이였다고 말하고 서로 확인하자 금새 친해졌다. 마치 10년지기 친구처럼 말이다. 이 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분의 성함은 Rosevelt Rodrigues. 인도분이시다. 우리를 위해 정찬 때 노사연씨의 '만남'을 라이브로 들려주시는 서비스까지 해 주셨다. 레전드호 크루즈 여행이 더욱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것은 크루즈 직원분들의 친절함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Thank you!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

 
1. 가족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 코스 베스트 5 (1편)
2. 가족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 코스 베스트 5 (2편)
3. [싱가포르 크루즈] 로얄캐리비안 온라인 체크인로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자.
4. 꿈같은 항해, 싱가포르 크루즈와 친해지기
5. [싱가포르 크루즈]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1. 아빠편

6. 가족여행 종결자, 3인 3색 크루즈 24시 #2. 아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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