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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계백숙이 복날을 맞이하여 일을 내고야 말았다. 영계백숙의 중독성은 이미 입이 마르게 칭찬한 적이 있다. (2009/07/13 - [채널1 : 예능] - 무한도전, 영계백숙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영계백숙은 무한도전 프로그램의 차원에서 정준하의 부탁으로 만든 윤종신의 곡이다. 애프터스쿨까지 가세하여 중독성 최고의 영계백숙을 만들어 낸 것은 윤종신, 정준하, 애프터스쿨에게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잘못된 선택은 최고의 기회를 최대의 위기로 바꾼 꼴이 되어버렸다. 무한도전에서 듀엣가요제를 한 후 순식간에 3만장이 완판되고, 침체기의 가요계에 활력과 기회를 제공해준 계기가 되면서 듀엣가요제의 곡들은 모두 인기덤에 올랐다. 더불어 듀엣으로 부른 소녀시대의 제시키나 애프터스쿨, 에픽하이, 윤미래, 타이거JK,YB밴드, 노브래인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작곡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시청자 때문이다. 이 시대는 스토리텔러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아주 멋진 스토리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다. 음악이 만들어가는 과정을 모두 보여주고, 음반 판매에 명분까지 제공해주었다. 판매수익 전액을 불우이웃에게 돕겠다는 무한도전은 시청자에게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어주었다.


즉, 무한도전 음반이 잘 팔릴 수 있었던 것은 음반을 산 사람이 음악을 샀다가 보다는 무한도전의 문화를 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기부에 참여하는 기부 문화를 샀다고 할 수 있다. 음악성이 없는데 음반이 팔리는 것은 가치에 대한 왜곡이라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스타벅스가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고, 스타벅스 문화를 파는 것처럼, 무한도전은 음악을 판게 아니라 무한도전 문화를 판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발 한짝 얹어보려는 심보로 재빠르게 싱글 앨범을 내버린 윤종신은 잔머리 굴리다 피박, 독박 쓴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윤종신은 무한도전 듀엣 가요제에서 자신의 노래도 듣지 않고 창피하다며, 작자 미상으로 해달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나버렸다. 자신도 창피한 노래니 듣기도 싫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무한도전의 후광효과를 얻으려 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저작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은 씁쓸하고 섭섭하다.

윤종신은 예능 늦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깐죽거리는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지 않을까 싶다. 회 사건이야 라디오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영계 백숙은 TV에서 일어난 일이니 그 파급력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윤종신의 주장은 정당하다. 표절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하긴 했지만, 자신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고, 저작권을 가지고 음반을 내겠다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이상이 없고 정당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법적으로라는 말에 상당히 민감하다. 보통 '법적으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는 자신의 포지션이 최악으로 향했을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리고 지금 윤종신은 '법'을 들먹이고 있고, 홈피에서는 자신을 돈에 눈이 멀었다며 자신을 비하함으로 합리성을 주장하고, 더불어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화가 나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윤종신 자신에게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것까지는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윤종신 뿐만 아니라 앨범에 참여한 정준하, 애프터스쿨까지 더불어 피해를 주게 되었으니 이는 무한도전 시청자들과 무한도전 스탭과 멤버, 윤종신 팬들과, 정준하, 애프터스쿨에게까지 끼친 민폐라 할 수 있겠다. 나아가 무한도전 듀엣 가요제의 앨범 판매로 도움을 받을 이웃들에게도 민폐가 될 것이다.

윤종신의 행위는 에픽하이의 모습과 우연히도 극명하게 대비되며 그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에픽하이는 전자깡패의 음원을 무료로 개방함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에픽하이에 대한 인지도는 더욱 높이지게 되고, 이미지 또한 더욱 좋아지게 될 것이다. 에픽하이가 음반을 낸다면 에픽하이 음악에 대해 사람들이 무한도전 듀엣가요제와 더불어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까 싶다 에픽하이 입장에서도 자신의 음악을 사람들이 들으며 즐거워하고, 흥겨워하는 모습만으로도 보람과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반면 윤종신은 이제 어떤 음반을 내더라도 사람들은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를 생각해내게 될 것이며, 불우이웃 돕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득을 보려는 기회주의적은 모습을 떠올리며 씁쓸하고 섭섭해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윤종신이 나오는 패밀리가 떴다나 야심만만2, 라디오스타등의 프로그램에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며, 깐족 이미지는 기회주의적인 이미지로 바뀌어 윤종신만으로도 채널을 돌려버리는 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데 윤종신은 왜 굳이 음반을 출판하고 이런 사태까지 달려오고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생활고이다. 돈이 사람을 속인다는 말처럼 정말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혹은 빚을 지어 파산할 위기에 있어서 정말로 돈이 필요한 상황에 있다면 위에 말한 리스크는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을 법하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에서 그가 끌고다니는 벤을 보면 별로 생활고에 시달라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어리석은 일을 자행하며 파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음악인으로서 자존심?


윤종신 자신은 리믹스를 통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리고 그것이 우연히 에픽하이의 이벤트와 맞물렸다고 하지만, 그 선택이 유료를 선언한 순간 잘못된 것임을 알아차렸어야 한다. 음악성의 문제라면 타이밍을 좀 더 늦췄어도 충분했을 것이다. 자신의 음악에 대해 완성도를 높이려는 행위와 저작권자로서의 권리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도 계속 밀어부치는 모습은 치명타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실수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반응을 예상치 못한 경우이다. 영계백숙에 대한 평판이 좋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니 기획사에서 제안이 왔을 것이다. 중복과 말복이 남았으니 두차례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최고의 인기에 있을 때 숟가락, 발가락 올려놓자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무한도전에 낸 음반으로는 불우이웃 돕고, 싱글 앨범에서는 돈도 벌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석 이조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 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놓친 것 뿐만 아니라 자신도 넘어져서 무릎도 까지고, 피멍도 드는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럴 경우 매우 당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자연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저작권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법을 운운하는 것은 아닐까?

윤종신의 노래를 좋아하고 군시절 매일 듣고 부르며 위안을 얻었던 추억으로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발짝 물러서라는 말이다. 싱글 앨범으로 판매한 수익 또한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한다면 어떨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보는 것이다.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는 것 외에는 다른 해결 방법이 없어보인다.

윤종신의 선택이 참 실망스럽다...

p.s 7월 26일에 윤종신씨가 수익금을 무도에게 넘겨 기부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밍이 약간 늦었긴 했지만, 올바른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윤종신씨에게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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