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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강호동을 앞세운 투명인간이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하하, 김범수, 정태호, 강남, 박성진이 나와서 회사로 들어가 직원들에게 존재감을 나타내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포맷이다. 우선 요즘 직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장 프로그램들이 여럿 생겼다. tvN에서 하고 있는 "오늘부터 출근"은 연예인들이 회사로 1주일간 취업하여 겪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고, 최근에는 미생이 직장 내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풀어 이야기함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투명인간은 직장으로 연예인들이 찾아가 활력을 불어넣어준다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직장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을 행동들을 연예인들이 함으로서 그것에 반응하는지 안하는지를 대결하는 구도로 가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이다. 





우선 연예인이 직장인과 대결한다는 구성은 매우 신선하였다. 웃지 않는 직장인과 웃기려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웃지 않는 직장인과 같은 시청자도 웃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매우 지루했다. 직장의 안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따로 독립된 공간에 사무실처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대결을 펼쳤다. 마치 진짜사나이에서 부대원들 중에 출연하고 싶은 사람들만 모아서 따로 내무실을 지정하여 방송을 위한 분대를 만든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직장이지만 직장이 아닌 듯한 그런 썸만 타다 마는 듯한 환경 설정도 그러하거니와 웃지 않으려고 준비된 사람들이 대결을 한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뭔가 웃기려는 행동은 연예인이나 직장인이나 시청자들이나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이 프로그램이 기획된 이유에는 20~30대 공략이라는 점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 토토가도 그렇고 20~30대의 시청 파워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20~30대를 주시청층으로 공략할 경우 소셜미디어에서의 바이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대가 가장 많이 속해있는 직장. 그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공감력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투명인간은 그 공감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직장인들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일상 직장 생활 속에서는 절대로 생각도 못했던 일들을 보는 것일거다. 






예를 들어, 상사 중에 절대로 웃지 않는 사람의 평소 모습을 모니터링하여 보여주고, 업무를 하는 도중 연예인이 갑자기 찾아가서 그 사람을 웃기는 미션으로 주어진다면 평소 모습의 모니터링을 보면서 나의 상사와의 싱크로율을 느끼며 공감대를 얻고, 업무 속에서는 절대로 생각도 하지 못할 웃기는 행동들이 보여지며서 상황 속에서의 재미와 쾌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달력을 나눠줄 때 갑자기 회사로 들이닥쳐서 의외의 기쁨을 주었듯, 투명인간 또한 팍팍한 업무 속에 그런 의외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면 좀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투명인간이 주시청층을 잘 잡긴 했지만, 1회의 결과 SNS에서는 공감할 수 없고 지루하다는 이야기들이 계속 양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입소문이 잘 퍼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나쁜 이야기는 더 빨리 퍼진다는 단점도 있다. 아직은 1회이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유재석을 앞세워 띄워보려 했던 "나는 남자다"처럼 저조한 시청률로 시청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회사의 경직된 문화 가운데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웃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에 지쳐서 스트레스 받는 시청자들에게 억지로라도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삭막한 시대에 웃음을 주는 예능, 투명인간 또한 삭막을 넘어 살벌하기까지한 직장 내에 웃음 꽃을 선물해주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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