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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를 잘 보고 있던 찰라에 귀를 의심케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나영석이 1박 2일 시즌1 원년 멤버를 모아서 신서유기라는 인터넷방송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1박 2일 원년멤버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신서유기에 합류한다. 기존의 프로그램들에 나영석PD가 멤버처럼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신서유기에서도 나영석PD가 한명의 몫을 할 것이고, 총 5명의 멤버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왜 나영석PD는 신서유기를 만들까? 현재 그의 영향력으로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캐스팅할 수 있고, 원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만들 수 있다. 그가 하겠다고 하면 광고주는 알아서 붙을테고,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받을테니 말이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신서유기의 선택은 나영석PD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분이다. 멤버들은 최악의 멤버들이다. 강호동은 이미 한풀 꺾인 국민MC였고, 이수근은 범법자이며, 은지원은 정치적 영향력 아래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승기는 군대 문제가 걸려있다. PD로서는 무명보다 더 힘든 캐스팅일 것이다.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 딱 좋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선택하는데에 있어서 나영석PD에게는 명분이 있다. 1박 2일 원년멤버. 지금의 나영석을 있게 만들어준 은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들을 구제할 의도는 없다고 하지만 그들을 선택한 것부터가 구원의 손길이나 다름없다. 또한 나영석PD에게 이런 최악의 캐스팅은 좋게 말하면 자신의 영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도전이라고 할 수도 있고, 비꼬아보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거기에다가 인터넷방송으로 진행을 한다고 했다. 최근 유행을 하고 있는 인터넷방송이라는 영역도 문제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PD로서 최악이자 최고의 도전이 아닐까 싶다. 


독일까, 득일까


이번 신서유기는 나영석PD에게는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 독이 되는 경우는 프로그램이 잘 안될 경우다. 그간 만들었던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내리막길이라고 표현한 멤버들 역시 더 큰 내리막길로 드러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득이될 경우는 프로그램이 잘 될 경우다. 잘 되면 역시 모든 것은 나영석의 공으로 돌아갈 것이고, 나영석에게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PD라는 수식어도 하나 더 붙게 될 것이다. 멤버들은 서유기의 결말처럼 모두 부처가 될 것이며, 다시 예전처럼 국민MC나 국민일꾼, 국민동생으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영석은 이 모든 사람들을 이끌어 삼장을 가져온 삼장법사처럼 부처가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화해 놓았다. 바로 인터넷방송이라는 밑밥을 깔아둔 것이다. 인터넷방송으로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스낵컬처로 드라마같은 것은 조금 인터넷에서 퍼지는 정도이지 대박이 난 프로그램은 없다는 것이 신서유기에게는 부담이 적을 수 있다. 독이 되려면 프로그램이 망할 경우인데, 기존 케이블 방송도 아닌 그냥 인터넷 방송이니 시청률에도 포함되지 않고, 오직 조회수로 평가받을텐데 대부분의 인터넷방송이 대박나는 경우는 없기에 인터넷방송에서는 못해도 본전이 되고, 잘하면 인터넷방송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멤버들 역시 독보다는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승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이미 이미지가 최악의 상황인데, 이보다 더 나빠질 것이 없기에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독이 될 건 없다. 이승기가 나머지 멤버들을 희석시켜 줄 것인지 아니면 같이 이미지가 나빠질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만약 이승기가 이번 신서유기를 통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된다면 그 때는 군입대를 선택하면 된다. 


여러모로 신서유기는 나영석PD에게나 멤버들에게나 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게임이다. 


나영석은 삼장법사




서유기를 모티브로 삼은 신서유기는 정해진 캐릭터 안에서 시작된다.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가 나오게 되는데 우선 저팔계는 강호동일 것이고, 사오정은 은지원, 손오공은 이수근으로 어느 정도 기존 캐릭터와 잘 붙는 멤버들이다. 이승기는 삼시세끼에서 자주 써 먹는 짐꾼같은 비중있는 제 3의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서유기를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은 이승기와 이승기의 팬들이다. 이승기의 팬덤은 꽤 두텁기 때문에 아무리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프로그램일지라도 팬덤이 어느 정도 조회수는 받쳐줄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방송에서는 진정한 팬 1000명만 있어도 성공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승기의 팬만으로도 어느 정도 중박은 잡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방송에 계속 나오게 될 나영석은 다양한 에피소드에 등장하면서 깐족거리며 손오공의 머리에 씌워서 컨트롤하는 금고아를 씌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기존에 멤버들과의 대립구도를 그렸던 것처럼 신서유기에서도 대립구도를 그리며 멤버들의 반란에 금고아를 통해서 컨트롤하며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신서유기는 왜 중국에서 시작할까




장소는 아마도 서유기의 시작이자 마지막이었던 당나라의 수도였던 서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방송을 중국에서 하지는 않을 것 같고, 오프닝만 중국에서 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내에서의 한류 열풍을 생각해보면 중국에서 시작하고 서유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은 중국 시청자들을 염두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한류 열풍이 가장 클 때 1박 2일 시즌1이 인기를 얻고 있었을 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는 중국에서 멤버들의 영향력이 더 클 것 같다. 인터넷 방송은 국내 시청률이 아니라 조회수가 기준이기 때문에 중국에 컨텐츠가 퍼지기 시작하면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만 되어 준다면 나영석의 전략은 역시 먹히게 되는 것이고 독이 아닌 득이 될 것이다. 



신서유기는 얼핏보면 무모한 도전 같고 객기같아 보이지만,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은 프로그램이다. 나영석의 현재 영향력으로서는 도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고, 영리하게 여러 장치들을 통해서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었다. 또한 기존에 나영석PD가 잘하는 티저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기대감을 높여서 인터넷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SNS를 통해서 적극 마케팅을 할 것이며, 꽃할배처럼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서 홍보할지도 모른다. 


나영석은 과연 천축국에서 불경을 구해와서 모두를 부처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 한번 기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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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 4회가 마쳤다. 1회 시청률 9.8%, 2회 시청률 10.4%, 3회 시청률 11.3%, 4회 시청률 12.8%이다. 최고 시청률은 1회가 11.9%, 2회가 14.2%, 3회가 14.1%, 4회가 14.7%였다. 정글의 법칙이 12.7%이고, 용감한 가족이 6.1%이고, 심지어 무한도전이 13.7%이니 삼시세끼 어촌편의 시청률은 깡패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더 재미있는 점은 1회부터 4회까지가 장근석이 나온 편이라는 것이다. 삼시세끼의 원래 멤버는 차승원, 유해진 그리고 장근석이었다. 하지만 1회~4회까지의 분량을 다 찍어 놓은 후 장근석은 불미스런 일로 하차를 하게 되었고,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머리카락 하나도 내보내지 않고 기존에 촬영했던 것을 재편집했다. 





마술에 가까운 편집을 보여준 삼시세끼 제작진은 재편집이라는 엄청난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4회까지 12.8%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본격적인 삼시세끼의 실력은 5회부터 나오게 된다는 것이 더욱 떨리고 기대되는 점이다. 손호준이 정식 멤버로 투입이 되고 첫번째 가는 만재도 이야기. 그리고 그 첫 게스트는 쓰레기 정우이다. 삼시세끼팀이 예전부터 잘하던 마케팅도 그동안 제대로 못했다. 4회까지는 손호준이 정식으로 들어온 상태가 아닌 상태였으니 제대로 마케팅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5회부터는 완전체가 되는 삼시세끼. 정말 이를 갈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벌이의 투입 때문이었다. 삼시세끼 인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산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산체를 능가할 귀여움을 보여줄 새로운 캐릭터 벌이의 등장은 삼시세끼 안에 애니멀즈를 넣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것도 강아지와는 라이벌인 고양이를 투입했다. 반려동물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강아지와 고양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쪽에 편향되어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간 산체를 통해 애견인을 공략했다면, 이번엔 벌이를 통해 애묘인도 공략하고 있다. 애견인이건 애묘인이건 동물은 사람의 마음을 바로 무장해제시켜 버리는 마력이 있다. 벌이가 손을 들고 얼굴을 빼꼼 내미는 순간 시선은 압도 당했고, 마음은 이미 벌이에게 빼앗겼다. 


삼시세끼의 큰 축은 엄마 차승원, 아빠 유해진, 아들 손호준으로 그려지는 가족 컨셉과 번외로 산체와 벌이 그리고 손호준의 삼각관계인 것 같다. 이는 두 프로그램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나는 용감한 가족이고, 또 하나는 애니멀즈다. 용감한 가족은 가족 설정을 하고 캄보디아로 들어가서 실제 리얼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고, 애니멀즈는 동물들을 앞세워서 동물과의 캐미를 그려내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점이라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엄마, 아빠, 아들, 딸 역할을 정해놓고 멤버들은 그 역할에 맞게 행동을 했다는 점이고, 삼시세끼는 그냥 멤버들끼리 역할을 분담했던 것을 편집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컨셉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애니멀즈 또한 동물들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설정을 두고 같이 생활하면서 나오는 애피소드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반면, 삼시세끼는 그냥 멤버들이 산체와 벌이와 놀거나 아니면 산체와 벌이가 노는 장면을 관찰함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캐릭터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삼시세끼가 1회~4회에서 보여준 장근석 삭제 마술은 삼시세끼 자체가 연출력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산체와 벌이 그리고 손호준의 삼각관계는 손호준이 의도와 상관없이 제작진들이 알아서 편집의 마술로 그려낼 것이며 손호준의 이미지 또한 삼시세끼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보면 얼마나 제작진이 장근석에 대해서 속상했는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겹치기 출연까지 감수하면서 고정이 된 손호준에 대한 고마움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손호준에게 거의 몰빵을 해 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의 마스코트인 산체와 벌이. 기존 삼시세끼 농촌편에서도 잭슨과 이서진의 캐미를 보여주며 이서진의 캐릭터를 더욱 견고하게 해 주었다. 이서진만 바라보는 서진바라기 잭슨을 만들어 냄으로 이서진의 까칠한 모습 속에 숨겨진 부드러운 매력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이번 어촌편에서는 손호준에게 그 상을 줄 모양인가보다. 산체와의 캐미만이 아니라 산체와 벌이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나쁜 남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김치와 짬뽕등 웬만한 요리는 물론 캐찹까지 만드는 차승원의 완벽함과 그 완벽함에 나사 하나를 풀어주는 유해진,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윤활류 역할을 해 주는 손호준, 더불어 귀요미 마스코트 산체와 벌이까지. 삼시세끼의 완전체는 더욱 막강한 라인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손호준이 투입되고 난 후 첫번째 게스트인 정우 역시 손호준을 배려한 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원래부터 섭외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정우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결국 손호준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고, 예고편에서도 투샷이 유독 많이 잡혔다. 성격도 많이 다른 것 같은 정우와 손호준의 캐미 또한 5회에서 기대되는 점이다. 


처음부터 손호준이 고정 멤버였던 것처럼 만든 삼시세끼. 손호준이 벌이와 산체와의 삼각관계를 통해 어떻게 삼시세끼의 영웅으로 거듭날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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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기대를 잘 안하는 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나 정말 기대되는 것일수록 기대를 안하려고 노력한다. 삼시세끼가 바로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어촌편이 너무 기대되었는데 혹시나 너무나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도 크면 어쩌냐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실제로 우려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장근석 사건이 터지고 급하게 손호준을 넣었는데, 겹치기 논란까지 일어서 삼시세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줄이려고 했다. 


가끔 글을 쓰다가 거의 다 썼는데 글이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 서버가 불안정하거나 전원이 나갔는데 임시저장이 안되어 있을 경우 정말 허무하다. 다시 처음부터 같은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고 너무나 짜증나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삼시세끼가 딱 그런 상황이었다. 글 쓰는거야 혼자 뚝딱거리면 되지만, 방송을 다하고 편집도 다 한 상태에서 그걸 몽땅 버리고 다시 똑같은 주제로 만들려면 작가부터 PD까지 머리를 싸매고 창작의 고통보다 더한 재편집의 고통을 느껴야 했을 것이다. 





장근석을 빼고 만들어야 했기에 더욱 심하게 편집해야 했다. 이런 경우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왕왕 있었다. 무한도전에서도 얼마 전에 노홍철의 음주사건 이후 촬영분에서 노홍철을 지우기 위해 노력을 했다. 하지만 김태호PD도 노홍철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우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해한다. 다 찍어 놓은 것을 그 사람만 빼고 편집하려니 얼마나 힘이 들까. 시청자도 그 정도는 이해한다. 노력한 것만 보여주어도 충분하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그렇지 않았다. 마술처럼 장근석을 삼시세끼에서 완전 지워버렸다. 멀리 하늘에서 찍은 전체 배경 샷을 제외하고는 장근석이 나오지 않았고, 음성마저 나오지 않았다. 마치 차승원과 유해진 둘이서만 엄마, 아빠 놀이 하며 간 듯한 느낌이었다. 40대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롭고 캐미 돋는 그런 방송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스토리만 보면 장근석이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게 이야기는 흘러갔다. 


오히려 간간히 나온 손호준이 이 어촌편의 주인공답게 그려졌으니 소기의 목적은 완전히 이룬 셈이다. 다음 편부터 손호준이 나올테지만 다음 편에도 손호준은 게스트로 나올 뿐 장근석이 함께 한다. 하지만 연출의 마술은 다음 편에서도 장근석을 완벽하게 사라지게 할 것 같다. 장근석이 나오는 장면은 모두 잘라내어 화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확대하여 보여주었고, 정말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하는 장면이라면 뒷통수만 나왔다. 그것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누구 뒷통수인지 모를 정도다. 





제작진의 디테일은 정말 완벽했다. 중간에 차승원이 통발을 설치하려 가는 장면에서 원래는 차승원과 장근석이 함께 가는 모양이다. 그래서 혼자 남은 유해진에게 차승원이 우리 다녀오는데 혼자 있어서 심심하지 않겠냐며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자막에는 "나"라고 나왔다. 같이 다닌 것까지 모두 혼자 다닌 것처럼 만들어 내야 하니 정말 이건 마술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이다. 


연출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가를 세삼 느끼기도 했다. 실력 없는 사람이 도구 탓을 한다고 했던가. 무조건 아이돌과 걸그룹만 부르면 시청률이 올라가는 줄 알고 끼워 맞췄던 다른 프로그램들이 무색하게 삼시세끼는 한류스타인 장근석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고, 40대인 차승원과 그나마 인지도도 더 약한 유해진을 통해 재미는 물론 시청률까지 잡았다. 9.7%라니. 농촌편 평균 시청률도 5.7%였는데 무려 4%나 더 껑충 뛰었다. 1회의 기대는 넘치게 채워졌고, 2회는 더 높은 시청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한창 수목드라마로 불붙은 킬미 힐미가 9.9%이고, 하이드 지킬, 나가 8%인데, 지상파도 아닌 케이블에서 9.7%라니. 마술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완벽하게 장근석을 지운 이유는 무엇일까? 다 만들고 제작발표회까지 다 하고 이제 방영일만 남겨두었는데 다된 밥에 재를 뿌린 장근석이 얄미워서일까, 아니면 노출이 조금이라도 되었을 경우 장근석이 받게 될 비난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배려였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연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리고 삼시세끼가 얼마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인지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손호준을 얼마나 잘 살려줄지도 기대가 된다. 1회만에 카리스마 넘치는 차승원을 도둑놈과 차줌마로 만들어버리고, 캐릭터 전무하여 1박 2일에서도 애매모호했던 유해진을 상남자 아빠, 돼크라테스로 만들어버리다니 손호준은 과연 어떤 캐릭터로 만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또한 정글의 법칙과 동시간대에 손호준이 나오게 될텐데, 두 프로그램에서 손호준을 어떤 캐릭터로 만들어낼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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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의 시청률이 놀랍다. 그냥 하루 세끼를 먹는 프로그램인데 8%를 넘어 최고 9%의 시청률을 올려 3회 연장이 되어버렸다. 총 8부작으로 계획되었었지만, 3회 연장되어 총 11회가 방송된다. 1회는 에필로그로 이루어지고 현재 8회까지 진행되었기에 2회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9회와 10회의 게스트는 이승기와 김광규다. 이서진이 나왔으니 이승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역시나 같은 소속사인 이승기가 나오게 되었다. 나영석PD와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기에 삼시세끼의 피날레를 이승기가 장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삼시세끼는 든든한 메인 주인공인 이서진과 옥택연을 중심으로 해서 게스트발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서 부침이 있기 마련이지만, 삼시세끼의 경우는 메인 MC나 다름없는 이서진과 옥택연이 기본적으로 잘 받쳐주기 때문에 게스트 또한 이들의 후광을 받게 되기도 한다. 유재석이 게스트들을 배려해주어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면, 이서진과 옥택연(혹은 손호준)은 게스트들을 그냥 내깔려두어 부각되게 만든다. 오히려 게스트를 부려먹기까지 한다. 김광규의 재등장은 새로운 노예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한다. 예고편에서 수수밭을 밤에 야간 작업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는데 역대 최고로 게스트를 부려먹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이런 게스트들의 방치, 혹은 부려먹음으로 인해 게스트의 캐릭터는 더욱 고유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 삼시세끼의 매력인 것 같다. 


유기농 라이프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인만큼 게스트들이 캐릭터 역시 무공해같은 느낌을 가져다준다. 먹방을 찍은 고아라나 고스톱을 치며 해맑게 좋아하던 최지우나 다들 삼시세끼 포맷의 덕을 보았다. 그리고 또 한명 기대되는 새로운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김영철이다. 삼시세끼에서 이순재와 함께 게스트로 온 김영철은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이서진의 아버지 역할로 나오게 된 것을 인연으로 게스트에 나오게 된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손호준의 아버지이기도 했으니 게스트로도 적합했다. 





그런데 김영철의 캐릭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배우이기에 자신을 포장하는 일에서는 누구보다 잘 하겠지만, 역시 방송이기에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능력이며, 김영철은 삼시세끼에서 호탕하면서도 자상한 상반된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다른 게스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옥순봉을 바라보며 살피기도 하고, 추운 겨울 계곡물에 정기를 받는다고 손호준까지 데리고 입수까지 한다. 예능의 기본 흥행 요소인 입수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설겆이도 베테랑의 손길이 느껴지는 포스로 척척 진행하고, 불 피우기나 기타 고된 일들을 도맡아 함으로 서바이벌에 능한 모습과 상남자같은 모습도 보여주었다. 또한 손호준을 아들같이 챙기고, 이순재를 자신의 롤모델로 존경하는 모습에서 자상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남자답고 더하여 부드럽기까지 한 이런 모습은 중년이 원하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더하여 생각이 난 것은 김영철이 곧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 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꽃보다 할배의 멤버는 이순재(35년생), 신구(36년생), 박근형(40년생), 백일섭(44년생)이다. 그리고 김영철은 53년생으로 10살 이상 차이가 나지만 60대 남자들의 여행이 생긴다면 섭외 1순위기 김영철이 아닐까 싶다. 우선 꽃할배의 박근형과 백일섭을 합친듯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박근형의 자상한 모습과 백일섭의 상남자 포스가 둘 다 있는 김영철은 꽃할배에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기도 하다. 짐꾼으로는 손호준과 함께 말이다. 





삼시세끼는 나영석PD가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 아닐까 싶다. 더하여 노주현(46년생), 임채무(49년생), 박영규(53년생) 정도로 F4를 만들어 함께 가는 꽃할배의 새로운 레전드 시리즈를 예상해본다. 연기로는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내공의 중년 남자 배우들, 할아버지보다는 아버지같은 60대 아저씨들의 좌충우돌 여행도 기대가 된다. 


여하튼 삼시세끼를 통해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게 되어 반갑고 역시 원석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나영석PD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삼시세끼이지만 시즌2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보길 바라며, 앞으로 예능에서 김영철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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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사단이 또 한번 일을 냈다. 꽃보다 시리즈를 내놓을 줄 알았더니 갑자기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인 삼시세끼를 선보였다. 이서진과 옥택연만 나와서 정말 말 그대로 밥만 먹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먹방이 유행이라지만 이걸로 뭘 어떻해할지 기대가 되면서도 우려가 되었다. 그러나 첫회가 끝나고 나자 왜 나영석 사단이 여행에서 먹방으로 컨셉을 바꿨는지 알만했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정보에 따르면 1박 2일 출신들의 PD와 작가들의 모임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1달에 한번 정도 모여서 최신 트렌드에 대한 스터디를 하는데,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가지고 트렌드를 분석한다고 한다. 그만큼 더 정교해지고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반보 먼저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여행에서 먹방으로 아이템을 바꾼 것은 그냥 찍어서 들어온 것은 아니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기획되었고,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TV에서 먹방이 유행이었다. 남자 둘이 짜장면을 먹는 것을 찍거나 시청자가 찍어준 음식을 모두 먹는 것을 보여주거나 하는 식의 기상천외한 먹방들을 시작으로 먹방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시세끼 역시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냥 삼시세끼를 직접 해서 먹는 것이다. 메뉴는 제작진이 정해준다. 그리고 직접 유기농으로 자급자족하여 먹는 것이다. 


망할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일등공신은 이서진이다. 왕자님 이미지의 이서진이 짐꾼으로 전락하면서 할배들 사이에서 귀요미로 활약하는 모습이 꽃보다 할배의 성공 요인이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은 신의 한수나 다름없었고, 투덜이 이서진은 끝까지 투덜거리면서도 임무를 완수해내며 국민짐꾼으로 성장해버렸다. 나영석PD의 깐족거림과 웬만한 PD에게는 기도 죽지 않는 이서진의 시니컬한 모습이 대립구도를 이루면서 둘의 캐미가 잘 맞음을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주었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삼시세끼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이서진과 나영석의 인연은 이미 1박 2일 때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말이다. 





꽃보다 할배와 연결고리도 있다. 할배들의 요리를 담당했던 이서진은 요리를 못한다고 하더니 대충 뚝딱뚝딱 만든 것이 의외의 맛을 내며 요리왕 이서진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요리 프로그램을 함께 해보자는 우스겟소리의 말이 씨가 되어 정말 요리 프로그램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참 희안하다. 그냥 강원도 정선에 둘을 던져놓고 매 끼니가 미션인데다 손님들이 오면 손님 접대까지해야 한다. 계속 먹는다. 1회에서만 벌써 삼시세끼를 다 먹어버렸다. 1회에 하루가 되는 모양이다. 이서진은 계속 망한 프로그램이라며 투덜댄다. 하는 것이 계속 요리만 하고 먹기만 하니 망할 프로그램이 맞긴 맞다. 아버지 세대만 해도 연예인들 나와서 지들끼리 떠들다가 놀고 돈 벌어가서 좋겠다고 하는데, 이건 한술 더 떠서 연예인들 나와서 지들끼리 밥해먹고 돈도 버니 더 땅짚고 헤엄치기로 보인다. 


살리는 이서진





이 프로그램의 1등 공신은 역시 이서진이다. 자신이 하는 프로그램에 대놓고 망해라고 저주를 퍼붓는 사람은 이서진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장동민이 속사정 쌀롱에서 이서진을 따라하며 프로그램 욕을 하지만, 너무 설정한 티가 팍팍난다. 하지만 이서진은 진심으로 그러는 것처럼 보인다. 연기를 잘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일관되게 짜쯩내고 시니컬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서진이 짜증내고 시니컬하면 할수록 프로그램은 더욱 재미있어진다. 자연스럽게 제작진과의 대립구도로 이어지고, 이는 긴장감을 주어 시청자와 이서진의 공감대를 형성해주기 때문이다. 시청자는 이서진과 한편이 되어 제작진에 대한 적이 되고, 제작진은 살신성인 정신으로 프로그램을 살리는 식이다. 


이미 1박 2일, 꽃보다 할배에서 써 먹어서 성공한 백전백승 전략이었고, 삼시세끼에서는 이서진의 프로그램을 향한 저주와 욕설로 더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멍하니 있는 이서진, 불평하며 할건 또 다하는 이서진, 그리고 제작진과 언제든 맞짱 뜨고 때로는 이겨먹는 이서진의 활약이 삼시세끼를 1회 5.6%라는 대박 시청률을 내게 되었다. 


신의 한수 옥택연



이서진이 나온다길레 이승기가 나올 줄 알았다. 같은 소속사이기도 하고 1박 2일에서 나영석PD와 이미 호흡을 맞춰보았기에 여러모로 캐미가 잘 통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툭튀 옥택연이란다. 다른 예능에서 옥택연은 참 재미없는 캐릭터였다. 진지하고 요즘 보기 드문 요령을 모르는 순수 청년이기 때문이다.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버리는 스타일이랄까? 매사에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삼시세끼에는 최적화된 캐릭터가 바로 옥택연인 것 같다. 이승기와 얼핏 순수청년이라는 점에서는 캐릭터가 겹치는 듯 싶지만, 이승기는 1박 2일을 통해서 약간의 요령과 제작진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옥택연은 제작진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다 하는 스타일이다. 요령도 없고, 최선을 다하고 빼지도 않고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승기와 마찬가지로 허당끼가 있다. 뭔가 열심히 하는데 핀트가 맞지 않거나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허당스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은 이서진의 모습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래서 이서진은 한참 어린 옥택연을 시켜먹으려 하지만, 아무것도 못하는데 열심히는 하는 옥택연에게 쓴소리도 못하고 그냥 자기가 다 하고 만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옥택연이 이서진을 시켜먹고 있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연금술사 나영석



이서진이 망할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에는 정말 이유가 있다. 나영석이 없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정말 망하는 프로그램이었을 것 같다. 게임도 없고, 여자도 없고, 볼거리도 없고, 심지어 할 일도 없다. 그런데 이걸 재미있게 만드는 연금술사 같은 능력을 가진 나영석이 그냥 넘어갈만한 장면을 재미있게 만들어 버린다. 


집에서 빈둥 빈둥 누워있다가 걸려온 전화. 묘령의 여인을 찾는 전화인데 거기서 미스터리한 음악을 깔면서 공포물로 바꿔버린다. 실은 별일 아닌 것이었지만, 어떻해든 그걸 살려낸다. 또한 최화정, 윤여정이 게스트로 왔을 때 그냥 고기를 주었을수도 있었겠지만, 고기 1근에 수수 1kg 수확이라는 룰을 넣음으로 게스트에게는 넉넉히 대접할 수 있는 훈훈한 모습과 다음 날에는 죽어라 일해서 빚을 갚아야 하는 투덜이 이서진과 순수청년 옥택연의 모습이 보여준다. 


그래서 대접을 할 수 밖에 없는 게스트들만 초대한다. 다음 번 초대 손님은 신구와 백일섭이다. 대선배이자 꽃할배에서 정든 할배들이 왔는데 대접을 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빚은 다음 날 이서진의 분노를 이끌어낼 것이고, 투덜대면서도 다 하는, 그리고 시키면 무조건 열심히 하지만 허당인 옥택연이 재미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먹방 예능의 시작


귀농, 자급자족, 유기농, 먹방이 합쳐진 예능. 기존에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망했다. 이건 망할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또한 거기엔 나영석과 이서진이 없었다. 이제 새로운 형태의 먹방 예능이 생겨날 전망이다. 나영석과 이서진이 만드는 새로운 장르의 먹방 예능.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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