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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 시즌1에서 팬이 되었다가 시즌2에서 안티가 되었다가 다시 시즌3에서 팬이 되었다. 기사를 보니 시즌3가 논란이 없어서 시청률이 안나온다는 글들이 있는데 오히려 정반대로 생각한다. 만약 시즌2에서 그런 논란이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 시즌3에서는 시청률 3%가 넘어서고도 남았을 것이다. 시즌1에서 매니아들을 만들어서 시즌2의 시청률에 힘을 주었는데, 막장 게임으로 시즌2는 그나마 남아있던 매니아층마저 떨어뜨리고 말았다. 


더 지니어스가 뜬 이유는 사람들의 심리를 그대로 볼 수 있고, 게임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전략들에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다. 즉, 제작진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개입하면 안된다.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개입되어 보여서도 안된다. 시즌2에서는 그런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주었고,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연예인팀과 비연예인팀을 나눈 것까지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게임의 룰을 벗어나서 신분증을 빼앗고 룰들을 하나씩 파괴하면서 파벌을 형성해 나갔다. 이는 마치 현실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하고 불편한 권력구조가 가져오는 상황과 맞딱드러지면서 불쾌감마저 주었다. 또한 데스메치의 게임 종류가 데스메치 대상자가 정해지고 난 후 공개되는 식이었기 때문에 제작진은 데스메치 상대를 보고 떨어뜨릴 사람을 고를 수 있는 개입의 여지가 있었다. 그 순간부터 시즌2를 안보기 시작했고, 더 지니어스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즌3가 시작된다고 했을 때 안보려 했다. 시즌2 때의 그랬던 모습이 배신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인 이종범이 나와서 시즌3를 보기 시작한 것도 있지만, 룰을 보니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었던 데스매치 게임을 정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처음부터 데스매치 게임을 종이에 적어서 쇠창살 안에다가 봉인을 해 둔다. 누구나 그 종이가 있는 봉인된 봉투를 쇠창설 너머로 볼 수 있지만 꺼낼 수는 없다. 즉, 제작진이 중간에 바꾸거나 할 수 없도록 공개된 곳에 자물쇠로 채워두었고, 가장 중립적인 딜러가 그 열쇠를 가지고 있다가 데스매치 상대가 정해지면 그 때 봉인을 해재한다. 





아예 처음부터 제작진의 개입 여지를 제도적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그 외에도 제작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들을 모두 막고 플레이어들이 룰 안에서 자유롭게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해 둔 것이다. 스타크레프트로 말하면 시즌2는 Show me the money를 쓰면 무한 자원이 쏟아지는 치트키가 있었던 것이고, 시즌3는 치트키 없이 정해진 룰 안에서 자유롭게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해 둔 것이나 다름없다. 


그 결과 시즌3는 매우 흡족할만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 갓동민이 유독 빛나기도 했고, 강용석의 탈락은 강용석의 권위적인 모습과 화내는 모습까지 끌어낼 정도로 발가벗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1.5%를 넘기며 시청률이 점점 오르고 있다. 초반에 시청률이 저조했던 이유는 강용석이 탈락하거나 논란의 재료들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건 시즌2의 악영향이 이어진 것이다. 시즌2의 만행은 과연 이 프로그램이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까지 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동민이 갓동민이 되고 플레이어들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시즌1 때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내자 다시금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더 지니어스를 통해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자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간 본연의 심리를 보고 싶어하고 게임을 풀어가는 다양한 전략들을 통해 실제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대리만족에 즐거워한다. 하지만 게임을 망가뜨리고 조작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더 지니어스가 시청률을 올리고 롱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으려면 제작진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플레이어들만의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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