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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무릎팍' 출연 손해봤다.' 라는 대중문화속 마이너리티의 텐씨씨님의 글을 보았다. 무릎팍 출연으로 인해 신비스런 모습이 사라졌기에 손해본 내용이라는 점이다. 여러가지 각도로 볼 수 있기에, 손해본 면 말고 다른 이득본 면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무릎팍 도사의 이외수편을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아내와 함께 나와 화천과 일산을 오고가며 장장 2주에 걸쳐 입담을 과시한 이외수편은 그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었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손해를 보았다고 지적된 부분은 오히려 이득을 본 한 부분일 수 있다.기인이란 신비스런 모습을 없엤다는 것은 손해라기 보다 이득인 것 같다. 이외수는 기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외수를 알게 된 것은 신문 광고에 실린 "장외인간"이란 문구와 그렇게 생긴 외모로 인해서 이다.

1. 기인의 장벽을 허물었다.

그렇게 기인의 모습으로만 알고 있었던 이외수를 다시 한번 알게 된 것은 1박 2일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이번 무릎팍도사를 통해서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기인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속에서 이뤄진 상황이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춘천 거지로 불릴  수 밖에 없었떤 상황과 지붕위에 올라가서 술을 마시며 세상을 향해 일갈을 외칠 수 밖에 없었던 점, 너무 추워서 방범대원에게 잡혀가고 싶어서 고성방가를 하였지만, 아무도 잡아가지 않아 꼬리치며 반겨주는 강아지만 골라 같이 개집에서 합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혹은 쓰레기통에 들어가 잘 수 밖에 없었던 그는 기인이 아니라, 우리 옆에 있는 이웃이었다.

그는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위해 전재산 400만원을 날릴 각오를 하고 집을 계약한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글을 씀으로 갚았다. 하지만 돈을 위해 글을 썼다는 죄책감에 자신을 철장에 가두고 밥조차 철장 밑에 사식 넣어주는 창으로 받아가며 글을 썼다.

그는 기인이 아니라, 한 여자의 남편이었고, 두 아이의 아버지였으며,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경청하고 있는 작가이다. 무릎팍도사를 통해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인의 모습을 허물고, 삶을 이야기해주는 소설가로서 사람들에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2. 마케팅이 아닌 대표작을 만들었다.

이외수는 말한다. 삶에는 미련이 없다고... 하지만 좋은 글 한번 써보는데는 미련이 있다고 한다. 자신 스스로는 아직 자신의 작품을 대표할 명작이 없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대표작은 독자가 책을 덮는 순간 행복하다고 느끼는 책이다.

그런 책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와의 교감이 필요하다. 그를 모르던 사람이 그의 말에 빠져들기란 쉽지 않다. 진실은 강력한 무기라던 그의 말처럼 그는 마케팅을 위해 시청자를 속이고 나왔을리 없다. 배고프던 시절에도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던 할머니의 말씀 때문에 벼 모강지 조차 꺾지 못했던 그가, 비록 가정의 가장으로서 돈 때문에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문학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자신을 철장에 가두었던 그가 마케팅을 위해 무릎팍도사에 나왔을까...

그는 자신의 모습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보여주었다. 그러함으로 그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많은 사람을 얻게 되었다. 아니, 오히려 대표작의 연장선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책을 읽고 책을 덮는 순간 행복감을 느끼려면 단순한 글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삶 자체가 대표작이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도록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간 것이 아닐까.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작가를 앎으로 더욱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마케팅을 하러 무릎팍도사에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대표작을 완성하기 위해 무릎팍도사에 나온 것일거다.
 
이외수는 이번 무릎팍도사 출연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대표작을 위해 솔직하고 과감한 시도를 한 것이다. 신비주의는 그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삶을 살아왔을 뿐이고, 그의 말처럼 자신의 몸무게보다 훨씬 큰 짐을 지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뿐이었다. 무릎팍도사를 통해 그는 기인의 벽을 허물고, 대표작을 향한 한걸음을 내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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