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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의 이번 회 역시 맹기용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맹기용이 보여준 레시피가 이미 기존에 있던 요리 블로거의 레시피랑 흡사하다는 내용의 논란이다. (꼬마츄츄님의 오징어 소세지 포스트 : http://blog.naver.com/baby0817/40098094007) 지금까지 3회의 출연동안 맹기용의 출연이 결코 [냉장고를 부탁해]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논란을 야기하여 노이즈를 만들어낸 것을 노린 것이라면 성공적이겠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슈를 만들어 어렵게 만들어온 프로그램에 대한 이미지까지 깎아먹으면서 맹기용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 한회도 부정적인 이슈를 안 만든 적이 없는 맹기용을 계속 출연시키는 이유가 궁금하기만 하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새로운 스타 셰프들을 배출해내는 등용문정도의 프로그램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여자 셰프는 없고, 모두 남자 셰프만 나왔다. 기존에 나오던 패널마저 여자 패널들을 모두 빼 버림으로 게스트 외에는 모두 남자로 채웠다. 그리곤 논란이 되고 있는 맹기용은 계속 출연시키고 있다. 제작진은 왜 맹기용을 고집할까에 대한 답을 여자 셰프가 없다는데에서 찾아보았다. 


셰프테이너 = 남자 


생각해보니 요리 프로그램 중에 여성 셰프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거의 드물다.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여자 셰프는 꼬마요리사의 노희지가 마지막이다. 마스터셰프코리아에서나 여성 셰프를 볼 수 있지 현재 하고 있는 쿡방 중에서 여자 셰프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셰프와 엔터테이너를 합쳐 만든 셰프테이너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방송에서 셰프들의 인기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 중에 여자 셰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시청률을 보면 조금 답이 나올 것 같다. 2~4% 초반대에 보합선을 이루었던 시청률이 맹기용이 나오고 나서부터 4% 후반과 5%를 찍었다. 맹기용의 장점은 훈남이고, 여성들에게 어필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즉, 여성 시청층이 두텁기 때문에 그냥 셰프들이 아니라 여성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셰프를 찾아야 한다.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조건은 우선 미혼이어야 할 것이고, 잘 생기고, 키 크고, 학벌 좋고, 배경 좋고, 재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 엄친아같은 여러 조건들이 있을 것이다. 현재 나온 셰프테이너 중에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셰프는 맹기용 외에는 찾기 힘들다. 나올 때마다 부정적인 이슈를 만들어 낸다는 것 외에는 모든 면에서 시청률을 올리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맹기용이기에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맹기용을 계속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이야 남여 구분없이 주방에 드나들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집에서 냉장고의 주인은 엄마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자취를 하는 사람 외에는 대부분 부인이나 엄마가 사용하는 냉장고이지 아버지나 남편이 냉장고의 주인이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보니 냉장고의 재료들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레시피를 보는 사람은 여성들이 대부분일테고, 그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남성 셰프들이 나와야 했던 것이다. 패널마저 예쁜 여성 보다는 우중충 하더라도 남성 셰프들로 채워 넣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논란이냐 도전이냐





이제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선택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노이즈와 시청률의 관계가 점차 피크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노이즈가 많아질수록 시청률이 높아지는 한계치에 도달한 것이다. 몇회 더 해 보고 변곡점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그 때는 늦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논란에 대해 SNS를 통해 재생산해내고 있고, 구전이 되어 퍼지고 있다. 그리고 그 구전은 [냉장고를 부탁해]에 부정적인 피드백들이다. 끝까지 시청률을 뽑아먹을 수 있을 때까지 맹기용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여성 셰프를 등용시키며 긍정적인 이슈로 이목을 집중시키느냐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당연히 후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맹기용을 계속 출연시키는 것은 맹기용에게나 프로그램에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윈-윈이 되는 방법은 맹기용을 하차시키고 맹기용은 요리를 좀 더 연습하고, 칼을 갈고 닦아 내공을 쌓아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나오는 것이다. 



SNL6 맹모닝 패러디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여성 셰프를 등용시킨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세뇌라도 당한 듯 셰프테이너는 당연히 남자라는 인식의 벽을 허물어줄 수 있는 최초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쿡방을 여성들만 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반대로 [냉장고를 부탁해]에 남자들만 있기 때문에 남성 시청자들이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 맹기용의 조건과 비슷하게 미혼에 예쁘고, 몸매 좋고, 애교 많고, 걸그룹 못지 않은 끼에 요리까지 잘하는 여성 셰프를 찾아낸다면 새로운 남성 시청층을 더 많이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여성 셰프에 대한 포문을 열어준다면 다른 쿡방에서도 여성 셰프들을 발굴해내기 시작할 것이고 쿡방에 금기시 되었던 여성 셰프들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마셰코나 한식대첩을 보면 입담이나 요리 실력, 끼등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여성 셰프들이 많다. 이런 여성 셰프들을 발굴해서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스타 셰프로 만든다면 그것이 더 시청률이나 프로그램 브랜딩에나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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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의 맹기용을 보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15분간의 요리로 완전 나락으로 떨어진 맹기용. 더불어 "냉장고를 부탁해"도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시작은 맹모닝에서부터였다. 꽁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꽁치 국물을 사용함으로 비린내를 잡지 못해서 혹독한 평가를 받은 맹쉐프. 아무리 첫출연이라고 하지만 쉐프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엄친아 공대생이었다가 레스토랑 운영 4년차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내공이 부족했다. 





다른 쉐프들은 수십년간 주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밤낮 없이 설겆이부터 시작하여 올라왔는데, 맹기용은 그에 비하면 너무 짧은 시간에 쉐프가 되고 레스토랑 주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방송용으로는 매우 좋은 캐릭터이다. 스펙도 좋고, 배경도 빵빵하고, 잘 생겼고, 혼자 살고, 쉐프에, 레스토랑 오너이기도 하니 말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맹모닝 사건 이후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맹기용의 모습은 약간 측은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다시 또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와서 김풍과 대결을 펼쳤다. 여기서부터 막장이 시작된다. 맹기용은 너무나 기본적이고 안전한 디저트를 한다. 손을 발발 떨면서 만든 디저트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냥 김풍이 장난스럽게 만든 엔젤헤어가 더 특별해 보였다. 


김풍은 맹모닝 사건 이후 맹기용을 찾아갔었다. 꽁치를 사들고 말이다. 아마도 그나마 이미지 좋은 김풍이 자신이 망가지며 맹기용을 살려주겠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너무 까불거리며 약간 재수없는 컨셉으로 맹기용을 상대적으로 성실한 이미지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그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나 MC들의 반응이나 여러 면에서 이건 맹기용을 위한 맹기용에 의한 맹기용의 냉장고를 부탁해였다. 





결국 사단이 났다. 맹기용 하나에서 끝날 수 있었던 사태가 냉장고를 부탁해의 신뢰도에도 급격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너무 안일한 대처를 했다. 요즘 쿡방이 얼마나 많고, 대체할만한 프로그램이 많은 줄을 모르나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배출한(?) 쉐프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봐야만 하는 이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실력 있는 쉐프들로 진검승부를 해도 모자를 판에 맹기용 감싸기로 짜고 친 듯한 뉘앙스를 안겨주었으니 앞으로의 요리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관전해야 할 것인가. 


맹기용을 보며 느낀 점이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나,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것 모두 내공에 달려 있다라는 것이다. 맹기용이 좀 더 실력을 갈고 닦아서 5년 후쯤에 데뷔를 했다면 어떠했을까? 10년차 내공의 쉐프. 설령 맹모닝을 만들었다고 해도 실수겠지라며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쉴드 쳐주지 않아도 다음 도전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방송 캐릭터는 변하지 않는다. 스펙 좋고, 배경 빵빵하고, 잘 생겼고, 쉐프에, 레스토랑 오너. 그 때까지 혼자 살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에서 좋아할만한 캐릭터는 분명하다.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캐릭터는 바로 백종원이다. 조리자격증 같은거 하나 없는 백종원. 맛있게 만들고, 쉽게 만들고, 싸게 만드는 것에 고민과 노력을 해 왔던 백종원은 산전수전 육탄전까지 다 겪었다. 그래서인지 방송 베테랑도 쩔쩔매는 1인 방송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백종원의 초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소유진이 결혼한 나이 많은 부자 정도? 하지만 백종원은 그가 가진 내공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했고, 위기를 하나씩 기회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도 꿰차고 있다. 그는 가벼운 예능인 마리텔부터 각 지역의 요리 고수들을 심사하는 한식대첩 심사위원까지 다 커버할 수 있다. 즉, 어떤 프로그램에도 맞출 수 있는 내공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는 프로그램마다 대박을 내고 있다. 


반면 맹기용은 가는 프로그램에 다 민폐를 끼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과 기회를 위기로 바꾸는 사람의 차이는 내공이었던 것이다. 뜨기만을 바라지 말고, 나에게는 왜 기회가 오지 않을까만 한탄하지 말고, 내공을 갈고 닦는다면 위기건, 기회건 뭐든 왔을 때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맹기용에게는 쓴소리가 되었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5년 후 맹기용의 모습을 다시 글로 써 보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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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원래부터 요리 프로그램은 고정 시청층을 가지고 있는 알짜 소재이기도 하지만, 먹방의 가능성이 아프리카 tv를 통해서 전해진 뒤 요리 프로그램이 급격히 늘고 있는 현상이 생겨났다. 한동안 TV에서도 먹방이 인기더니 이제는 요리가 인기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요리사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예능 감각이 있는 요리사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최근에 요리 프로그램에 지대한 영향을 준 프로그램은 바로 한식대첩이다. 한식대첩은 각 지역별로 요리 대결을 펼치는 것으로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와서 입담을 과시한다. 한식대첩의 흥행 요소는 바로 제대로 된 팔도 음식을 볼 수 있다는 것. 비록 맛볼 수는 없지만, 각 지역의 대표선수들이 나와서 듣도 보도 못한 요리들을 해낼 때 눈으로라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또한 지역감정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지역별로 진행함으로 지역간의 경쟁하는 모습 속에 출연진들의 거침없는 입담까지 나오면서 자연스레 캐릭터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과 전남의 대결은 최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된다. 


한식대첩에 이어서는 삼시세끼가 뜨게 되었다. 프로들이 펼치는 맛의 향연이 한식대첩이라면, 삼시세끼는 아마추어가 펼치는 유기농 라이프이다. 하루 종일 세끼 해 먹는 것이 전부인 유기농 요리 프로그램이 바로 삼시세끼다. 요리 프로그램의 혁명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요리에 인생을 넣은 듯한 느낌이 강한 프로그램이고, 게스트를 초대해서 같이 요리하고 먹는 다큐 같은 프로그램이다. MSG가 많은 세상에서 담백하고 진한 유기농 프로그램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요리사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한식대첩에서는 일반인들이, 삼시세끼에서는 배우들이 출연했다면, 이제는 요리사가 직접 나설 차례가 된 것이다. 우선 한식대첩의 심사위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최현석 요리사는 날카로운 비평과 순박한 외모, 조금은 방송을 아는 듯한 허세들이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허세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고, 허세 못지 않은 요리 실력으로 비중 있는 역할로 변해가고 있다. 한식대첩의 심사위원이 된 것만으로도 그 실력은 인정 받은 것이고, 그에 더불어 예능 캐릭터까지 잡았으니 앞으로 주목해서 보아야 할 요리사이다. 


최근에는 1박 2일에서 샘킴과 레이먼킴이 나와서 대결을 펼쳤다. 샘킴과 레이먼킴은 오래전부터 요리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 요리 프로그램들의 흥행과 맞물리면서 방송을 오래 해본 경험까지 더해져 시너지를 톡톡히 내고 있는 것 같다. 1박 2일에서는 샘킴은 허술하면서 막판에 실력을 보여주는 반전매력 캐릭터로, 레이먼킴은 정확하고 예리하면서 분석적이지만 막판에 허무하게 지는 열정적인 허당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샘킴이 요리 예능계의 블루칩이 되지 않을까 싶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나와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고, 1박 2일에서는 거의 주인공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예능 캐릭터를 가장 확실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요리사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하기보다는 허술한 인간적인 면모를 살린 것이 주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다 숨겨둔 실력까지 있으니 반전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 것 같다. 레이먼킴은 아내가 뮤지컬배우인 김지우이기에 부부 프로그램같은 곳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또 한명의 주목할만한 요리사가 있다. 바로 강레오이다. 워낙 마쉐코부터 인기를 끌었던 스타 요리사의 1인자이기도 했지만 최근 예능에도 종종 나오며 예능감을 키우고 있다. 피 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함과 단호함으로 캐릭터를 잡았었는데, 예능에서는 조금은 허술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나와서 아쉽긴 하지만 요리 예능계에서 샘킴과 양대산맥을 이루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소재들이 있다. 아내가 가수이자 작곡가인 박선주이기에 레이먼킴과 같이 부부 프로그램들에 나올 수 있고, 마쉐코4가 시작하면 다시 가장 핫한 요리사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사들의 예능 진출. 예능이 더욱 맛있어지면서도 실력있는 젊은 요리사들의 매력까지 볼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것 같다. 또한 이 요리 예능의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유명한 여자 요리사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식대첩에 나온 전라북도의 젊고 미모까지 겸비한 요리사가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앞으로 요리도 잘하고 미인이기까지한 캐릭터가 나온다면 아마도 현재의 남자 요리사들보다 더 큰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다. 


요리사들의 예능 진출. 한동안 리얼에 목숨을 걸었던 예능 프로그램에 새롭고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서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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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약을 빨았다. 이젠 프로그램을 내기만 하면 무조건 빵빵 터지는 것 같다. IPTV에서 JTBC 월정액을 끊어 보는 보람을 느낀다. 썰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마녀사냥에 이어 또 하나의 예능을 내 놓았다. 그건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이다. MC는 김성주와 정형돈이고, 쉐프 6명이 나와 의뢰인 2명의 냉장고 속에 있는 요리를 1대1 배틀 형식으로 하여 승자를 가리는 예능이다. 


의뢰인의 냉장고를 집에서 그대로 떼어 와서 현장에서 공개를 하고, 쉐프들의 순서를 의뢰인이 정하여 대결을 하게 된다. 즉, 어떤 쉐프들이 서로 붙을지 모르며, 배틀이 진행될수록 냉장고 속의 재료는 점점 고갈되게 된다. 뒤에 배치된 쉐프일수록 불리하며, 어떤 의뢰인을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할 수 있는 요리와 없는 요리가 가려지게 된다. 시식단이 있어서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려내며 승자가 되면 이긴 쉐프의 음식 및 진 쉐프의 음식도 이긴 의뢰인이 먹게 된다. 





한식대첩 + 해피투게더


이 프로그램은 여러 요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였다.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여러 요리 프로그램들의 장점만 가져다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우선 한식대첩의 간소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올리브TV에서 방영 중인 한식대첩은 벌써 시즌2가 끝나가고 있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 중에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우선 한식대첩의 MC는 김성주이고, 심사위원 중 한명이 최현석 쉐프이기도 하다. 한식대첩 시즌2에 김성주가 투입되고 난 후 훨씬 재미있어졌으며, 최현석 쉐프 또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옴오기에 한식대첩의 느낌을 안받을 수 없다. 또한 포맷 또한 한식대첩과 비슷하다. 냉장고가 재료대이고,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재료들을 담아온 후 그 재료만으로 요리를 한다. 요리하는 과정들을 설명해주고, 승자에게는 스타 뱃지를 달아주는 것 또한 한식대첩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식대첩처럼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볍게 다루고 있다. 쉐프들과 MC의 간극이 매우 좁고 거의 패널급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것 또한 스포츠 중계하듯 정신없는 설명을 하고, 요리에 관한 설명은 아예 못하여 요리에 참가하지 않는 쉐프들이 요리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 느낌도 살리고 있다. 야간매점에서는 요리하는 과정은 보여주지 않고, 뒤에 숨은 쉐프가 요리를 해서 나오면 밤에 먹을 수 있는 저렴하면서 간단한 요리들을 내놓고 시식단의 평가에 의해 명예의 전당에 올려진다. 요리에 관한 스토리와 그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예능으로 풀어낸다.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보다는 가볍게 가고, 컨셉 역시 냉장고 안의 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요리들을 보면 매우 간단하게 만들어졌고, 집에서도 쉽고 빠르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다. 또한 의뢰인들을 통해 토크를 유발하고,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낸다. 물론 저렴하고 빠르게 요리하는 간단 요리 프로그램들은 많이 있다. 올리브TV의 신동엽과 성시경의 "오늘 뭐 먹지"가 바로 그런 컨셉이다. 하지만 여기에 "쉐프"라는 신뢰성을 넣어 주었다는 것이 "냉장고를 부탁해"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한때 3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시리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나중엔 2000원, 1000원짜리도 나왔지만, 요리라는 것을 대중에게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식재료에 빠르게 할 수 있으면서 맛있는 요리를 해야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그런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냈고, 1회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몰입도 있게 스토리를 가져갔다. 1회 시청률은 1.8%로 나쁘지는 않지만, 조만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높은 시청률을 내지 않을까 싶다. 


연출의 힘


공중파에서 이와 비슷한 포맷의 쿠킹 프로그램으로는 쿡킹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연예인과 쉐프가 한팀이 되어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지금까지 보았던 요리 프로그램 중에 최악이라 할 정도로 정신 사납고 예능 교과서를 보고 만든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 쉐프들이 예능 욕심이 너무 많고, 연예인 또한 너무 캐릭터를 살리려는 모습이 강하다. 또한 요리 하는 도중에 심사를 받고, 어떻게 요리가 진행되는지 자세히 보여주지 않으며, 요리하는 요리대도 너무 좁아서 답답해보인다. 한식대첩도 아니고, 마셰코도 아니고 야간매점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맛의 프로그램이 되고 만 것이다. 





반면 "냉장고를 부탁해"는 의뢰인이라는 소재를 넣음으로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리얼로 의뢰인의 집에서 가져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의뢰인의 냉장고를 직접 들고 옴으로 인해 그 안에서 스토리를 끌어낸다. 한국에 와서 사기를 당해 돈이 없어서 달걀만 먹었던 로빈의 이야기 또한 냉장고 속의 재료를 소개하다가 나온 에피소드다. 장위안 또한 유통기한 넘은 음식들이 잔뜩 있는 것을 통해 자취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요리하느 과정을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김성주 특유의 진행 방법을 통해 설명해주었고, 먹는 것에 빠지면 서러운 정형돈과의 캐미까지 잘 맞아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연출의 힘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재료들을 잘 섞어서 맛있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아쉬운 점


첫회이기에 아쉬운 점이 몇개 보였다. 우선 냉장고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아마도 냉장고가 아닐까 싶다. 냉장고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난다. 프로그램의 컨셉을 명확하고 함축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냉장고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의미들이 있다. 냉장고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리얼리티를 살려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감이 더 커질 것 같다. 우선 냉장고를 의뢰인의 집에서 떼어서 오는데 중간에 무엇을 넣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그 과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냉장고 안의 재료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장위안의 취두부같은 것은 정말 취두부가 거기 있었을까. 아니면 제작진이 넣은 것일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취두부로 인해 재미를 줄 수 있는 꺼리들이 많이 있기에 그런 의심이 더욱 드는 것이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도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닭죽과 갈비찜 얼린 것까지 모두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시청자가 들게 만드는 의심은 아예 차단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더 지니어스 시즌2가 논란이 되었을 때 데스매치 게임이 가장 화두였다. 데스매치 게임이 다른 출연자들이 도와줘야 하는 게임이 있고, 플레이어 자신의 힘으로만 해야 하는 게임이 있는데 이를 데스메치에 갈 사람이 누군가를 보고 제작진이 살리고 싶은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을 선정한다는 의심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즌3에서는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아예 오픈된 쇠창살에 데스매치 게임이 적힌 카드를 넣은 후 나중에 데스매치가 결정되면 그 때 중립적인 딜러가 자물쇠를 열어서 게임을 확인하게 함으로 게임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 


냉장고 역시 그런 장치들이 필요할 것 같다. 몰래 카메라 식으로 평소 생활을 관찰하다가 기습적으로 덥쳐서 냉장고를 사수하고, 자물쇠를 채운 후 시청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곳에 열쇠를 맡긴 후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오픈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야 긴장도나 몰입도가 더 높아지고 신뢰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의심의 여지 없는 리얼한 냉장고여야 쉐프들의 실력 또한 빛을 발할 수 있고, 거기서 나온 요리들의 맛이 더욱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더하여 회가 진행될수록 식상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냉장고 속의 재료들이 다 거기서 거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첫회만 해도 로빈의 냉장고에서는 닭가슴살로만 3개의 요리가 나왔는데 만약 다른 의뢰인의 냉장고에서도 닭가슴살이 나온다면 좀 지루해질 것 같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야간매점의 명예의 전당을 벤치마켕하는건 어떨까 싶다. 시즌제로 가기에는 프로그램이 너무 가볍고, 만장일치된 요리를 명예의 전당에 음식들을 올린다면 의외로 식상함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집에서 해 먹고 싶어지는 요리 프로그램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JTBC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니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냉장고를 더욱 탈탈 털어서 맛있는 요리를 해주길 바라며 2회,3회도 본방사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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